올해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슬로플레이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늑장플레이로 벌타를 받는 선수들이 속출할 전망이다.

브리티시오픈을 주관하는 영국 R&A(왕립골프협회)는 19일(한국시간) ‘스리섬(3명이 한 조로 플레이)’은 4시간30분 이내에 18홀을 마쳐야 하고, 2명이 플레이하는 3, 4라운드에서는 3시간45분에 경기를 끝내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고지했다.

짐 맥아더 R&A챔피언십 조직위원장은 “선수들에게 슬로플레이에 대한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경기위원들에게도 선수들의 라운드 시간을 엄수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홀마다 조별로 정해진 시간이 있다. 이를 철저하게 모니터하고 주어진 시간을 어길 경우 경고하고 그래도 지키지 않으면 시간을 재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A는 최근 열린 주니어 대회에서도 늑장플레이어에게 벌타를 부과했다. 브리티시오픈에서 2004년 앤드루 윌리(영국) 이후 지금까지 슬로플레이로 벌타를 받은 선수는 없다.

지난달 유러피언투어 웨일스오픈에서는 마지막 날 선두를 1타차로 추격하던 로스 피셔가 4개 홀을 남겨두고 슬로플레이로 벌타를 받아 우승경쟁에서 탈락했다. 1981년 PGA챔피언십에서는 마지막 챔피언조의 닉 팔도와 그레그 노먼이 슬로플레이로 50파운드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미국 PGA투어에서는 17년 전 ‘올 데이(All day·하루종일)’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글렌 데이가 늑장플레이로 1벌타를 받았다.

한편 브랜드 스네데커는 파4 16번홀(336야드)에서 ‘알바트로스 홀인원’을 기록했다. 아쉽게도 연습라운드인 데다 첫 번째도 아니고 두 번째 연습삼아 친 볼이 들어가 빛이 바랬다.

‘나홀로 연습라운드’에 나선 그는 이 홀에서 아이언으로 티샷을 한 뒤 드라이버샷 공략의 라인을 체크하기 위해 두 번째 티샷을 했다. 프로들은 연습라운드를 할 때 여러 개의 볼을 한 자리에서 치곤 한다. 그를 따라다니는 갤러리는 6명에 불과했다. 그는 별 생각 없이 아이언 티샷한 볼이 떨어진 지점으로 가 웨지로 두 번째 샷을 하고 그린에 도착했다. 그랬더니 갤러리들이 박수를 쳤다.

그는 “‘왜 박수를 치느냐’고 했더니 ‘드라이버샷이 홀인원이 됐다’고 하더라. 그린에 떨어진 볼이 홀 한가운데로 들어갔다고 한다”며 볼에 사인을 해 어린이 갤러리에게 건네줬다.

미국 PGA투어에서 ‘파4홀 홀인원’은 딱 한 차례 나왔다. 2001년 피닉스오픈이 열린 TPC스코츠데일 17번홀(파4·332야드)에서 앤드루 매기가 기록했다. US오픈에서는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올림픽클럽 레이크코스 7번홀(파4·288야드)에서 열린 연습라운드에서 알바로 키로스(스페인)가 홀인원을 터뜨렸다.

올해부터 브리티시오픈에서는 2006년 이후 금지됐던 휴대폰 사용이 허용된다. 그러나 진동으로 해놔야 하고 사진 촬영은 할 수 없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