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2014년부터 일본 닛산의 차세대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로그를 생산해 북미 시장에 수출한다. 르노닛산그룹은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로그 생산 라인 구축에 1억6000만달러(17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그룹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르노삼성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르노닛산은 지난해 200여개국에서 800만대 이상 판매한 글로벌 3위 자동차 메이커다. 곤 회장은 “이번 결정은 르노 닛산 르노삼성 등 3사가 전 세계적으로 협업하는 ‘윈·윈·윈’ 전략의 대표적 사례”라며 “르노삼성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 부산 공장은 차세대 로그를 연간 8만대 생산하게 된다. 한국닛산이 일본에서 수입해 판매 중인 로그는 배기량 2500cc급 차량(3140만~3640만원)이다. 르노삼성의 QM5와 플랫폼(차체 뼈대)을 같이 쓴다. 닛산과 르노삼성의 협력은 같은 차종을 여러 국가에서 생산하는 ‘글로벌 멀티 소싱 전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닛산은 엔화 강세에 대응해 생산시설을 세계 각지로 이전하고 있다”며 “미국 및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한국에서 차를 만들어 수출하면 관세장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당장 적자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 생산라인을 새로 깔아야 해 2014년에야 로그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