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음향기기를 만드는 덴마크의 뱅앤올룹슨이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전체 주식의 8%를 팔기로 했다.

중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브랜드의 생존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명품업계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외신들은 뱅앤올룹슨이 홍콩의 명품 전문 유통업체인 스파클롤과 사모펀드인 에이캐피털에 3000만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20일 보도했다. 명품업체가 한꺼번에 이 정도 규모의 주식을 파는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에 ‘올인’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경영진의 판단 때문이다. 세 회사는 공동으로 중국 공략 계획을 짜기로 했다.

뱅앤올룹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익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7년 300크로네(약 5만6000원)였던 주가는 66크로네까지 추락했다. 최근 취임한 36세의 튜 멘토니 최고경영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B&O플레이’ 브랜드를 선보이고 신흥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명품업체 관계자들은 “중국은 단순히 중요한(important) 시장이 아닌 절대적인(critical) 시장”이라고 설명한다. 에르메스는 올 2분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7% 증가한 덕분에 전체 매출이 13.4% 늘었다. 최고급 코냑인 레미마르탱을 생산하는 레미쿠앵트로도 중국 시장 매출 확대에 힘입어 2분기 매출이 24.4% 늘었다.

에르메스 관계자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의 성장 덕분에 계획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 기간 버버리는 전체 매출의 38%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 낮아지는 바람에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