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22일 오후 1시41분

우리금융지주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인수전 열기는 오히려 식고 있다.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 외에는 인수전 참여의사를 확실히 밝히고 있는 곳이 없어서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KB금융지주와 교보생명은 소극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가 “우리금융 매각을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한다”고 발언한 이후 유찰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실시되는 우리금융 예비입찰에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는 곳은 사실상 MBK 한 곳뿐이다. MBK는 새마을금고 골드만삭스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IMM은 교보생명과 컨소시엄을 이뤄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교보생명이 최근 소극적으로 돌아서면서 인수전 참여가 불확실해졌다. 참여하더라도 경영권 인수가 아닌 일부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보생명은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의 금융지주사 소유와 경영 참여를 복잡하게 막고 있는 법률 규제 때문이다.

우리금융 입찰 성패를 가를 KB금융도 소극적이긴 마찬가지다. 어윤대 회장은 합병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지만 사외이사들은 정권 말 대형 인수·합병(M&A) 참여로 인한 부작용과 임직원들의 반발을 우려하고 있다. KB금융 이사회는 어 회장, 임영록 KB금융 사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등 경영진 3명, 주주대표인 본 릭터 ING은행 아시아 회장, 사외이사 9명 등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경영진이 인수전 참여를 밀어붙여도 사외이사들이 반대하면 무산될 수 있는 구조다.

KB금융에 정통한 관계자는 “돌발 변수가 없다면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ING생명 한국법인 입찰 결과가 우리금융 예비입찰에 불참할 핑곗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B금융은 3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ING생명 한국법인의 유력 인수 후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이번주 결정될 전망이다.

좌동욱/안대규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