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10시간 가까이 열린 내수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집중 토론회에서 내수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속출했다. 정부는 이 중 상당 부분을 정책에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 대통령은 민간의 현실감 있는 내수활성화 아이디어를 구했지만, 추가경정예산은 일단 배제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 해 졌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은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추경은 최후의 비상수단이란 생각이 확고하다”며 “때문에 추경 이전에 정부와 민간이 힘을 모아 동원할 수 있는 내수활성화책을 모두 강구하자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 참석자는 “토론은 주로 규제완화나 행정력과 기업의 협조를 받을 수 있는 아이디어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특히 소비활성화를 위해선 국내 휴가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공기업뿐 아니라 민간 기업도 ‘휴가 반드시 가기’ 운동을 벌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또 휴가를 가지 않은 사람에게 지급되는 수당을 최대한 억제하자는 방안도 제시됐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선 오피스텔과 미분양 아파트를 호텔 등 숙박시설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키로 했다. 용적률 제한, 학교 인근 호텔신축 금지 등 호텔관련 건축규제를 국회와 협조해 완화하자는 방안도 나왔다. 이는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서울만 현재 9000여개의 객실이 부족하고, 2015년엔 부족분이 2만5000실에 달할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선 베이비붐 세대 은퇴 등에 대비해 역모기지 대상을 확대하고, 임대주택 활성화 차원에서 리츠(부동산투자신탁) 등에 대한 세제지원 강화를 검토키로 했다. 아파트도 리츠사업자·부동산펀드 등이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조례 개정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국내 설비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투자관련 인센티브를 투자규모보다 고용창출에 초점을 맞추기로 하고, 국내로 다시 돌아오는 소위 유(U)턴 기업에 대한 조세 감면을 확대키로 했다. 특히 중견기업에 대한 연구개발비(R&D)와 중소·중견기업 가업승계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