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개막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영국 정부와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는 지하 철 테러 위험 등 보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림픽에 대비해 계약한 민간 보안업체 G4S가 인력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영국 정부가 런던올림픽을 노리는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보안 분야에 투입한 돈은 16억파운드(약 2조8460억원)에 이른다.

◆런던은 준 전시태세

영국 정부는 올림픽 기간에 런던을 물샐 틈 없는 철옹성으로 만들기 위해 준 전시 수준의 비상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 런던 동부의 올림픽파크 인근 아파트 옥상 등 6곳에 사거리 8㎞에 이르는 지대공 미사일도 배치했다. 위험한 비행체가 접근하면 즉시 미사일로 격추하겠다는 계획이다.

템스강에는 헬리콥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군함이 대기한다. 폭탄 테러나 인질극 등이 벌어지면 곧바로 해병이 출동한다. 런던 서북쪽 노솔트 공군기지에선 전투기가 언제든지 출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조기경보기가 런던 상공을 정찰 비행 중이다.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생체인식 ID카드가 발급됐고 안면인식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등도 곳곳에 배치됐다.

보안인력 구멍

이 같은 계획에 구멍이 난 이유는 보안 인력 부족이다. G4S가 보안 인력 수요를 당초에 적게 예측했고 개막일이 다가오자 추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G4S는 런던올림픽을 위해 1만4000명의 보안 인력을 제공하기로 하고 정부와 2억8400만파운드(약 5052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인력을 제대로 구하지 못했고 훈련도 계획대로 실시하지 못했다. 개막을 앞둔 현재 공급할 수 있는 인력은 4200명에 불과하다. 사이클 경기장에 투입하기로 한 200명의 보안요원 가운데 30명만 현장에 나오는 웃지못할 일까지 생겼다.이에 영국 정부는 군인과 경찰 등 3500명의 병력을 추가로 배치했다. 군복을 입고 베레모를 쓴 군인들이 올림픽파크나 런던 시내 곳곳을 오가며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4조원 규모 영국 보안시장

민간 보안시장은 2001년 미국의 9·11테러 이후 급성장했다. 영국의 우주, 항공, 국방, 보안산업체 기구인 ADS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에는 인력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보안 장비 등을 판매하는 보안관련 업체가 450개나 활동 중이다. 영국 보안업체들은 2010년 총 22억파운드(약 3조9132억원)의 매출을 국내외에서 올렸다.전 세계 보안산업 시장 규모는 2010년 2600억파운드(약 462조원)로 추산된다. ADS는 이 시장이 2015년엔 3370억파운드(약 599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