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23일 오전 8시17분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상장을 주관한 기업이 잇달아 청약 흥행에 참패한 데다 최근 1년간 상장시킨 기업들 주가도 공모가를 대부분 밑돌고 있어서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5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엠씨넥스의 공모주 청약에서 일부 실권이 발생한 탓에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2만3826주(지분율 0.4%)를 떠안았다. 지난 19일에는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로 참여한 AJ렌터카의 일반 청약에서 대량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청약경쟁률은 0.23 대 1에 불과했고 127만여주, 89억원어치의 실권주가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이 약 72만주, 공동주관사와 인수단을 맡은 신영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이 각각 34만주와 20만주를 떠안게 됐다.

SBI모기지 등 일부 외국기업의 공모주 청약에서 실권이 발생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국내 기업이 청약 단계부터 소량이라도 실권이 생긴 것은 작년 4월 티케이케미칼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엠씨넥스와 AJ렌터카는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들에게도 외면받았다. 두 회사 모두 희망공모가 범위 아래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올 들어 희망공모가 밑으로 공모가를 받은 국내 기업은 이들 두 곳밖에 없다.

지난달에는 호주 기업의 첫 국내 상장 시도로 관심을 모았던 패스트퓨처브랜즈(FFB)가 중도에 상장을 접는 일까지 있었다.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이 적어낸 가격이 회사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 탓이다. 이 회사 상장을 주관한 곳도 바로 한국투자증권이다.

최근 상장시킨 기업들 주가도 부진한 상태다. 최근 1년간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상장한 8개 기업 중 현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곳은 신흥기계가 유일하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