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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거리로 나선 주유업자들의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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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현 산업부 기자 hit@hankyung.com
    “저도 국가에 세금을 내는 국민의 한 사람입니다. 정부가 세금으로 알뜰주유소에 각종 혜택과 지원을 쏟아놓으니 정작 경쟁을 해야 하는 제 주유소는 문을 닫을 지경입니다. 이러니 답답하지 않겠습니까.”

    경기도에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A사장은 주유소협회가 24일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개최한 알뜰주유소 확산정책 반대 궐기대회에서 울분을 토했다.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8개월 만에 열린 이날 집회에는 전국 주유소 운영자 1000여명이 참가했다. 김문식 주유소협회 회장은 지난달 정부의 공공기관 주차장 알뜰주유소 설치에 반대하며 삭발시위를 하기도 했다.

    자영 주유사업자들의 모임인 주유소협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알뜰주유소 확대정책을 철회하고, 공공주차장에 주유소를 짓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세금으로 지원하는 알뜰주유소의 ‘특혜’를 줄이고 경영이 어려워 차라리 문을 닫고 다른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한계 주유소에 정부가 전업 보조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주유업자들의 모임인 자영주유소연합회는 이날 궐기대회에 대해 “주유소협회가 주유소 이익보다는 정유사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지난달 출범한 알뜰주유소협의회도 “알뜰주유소가 더 빨리, 더 많이 확산돼야 정유사의 구속력이 약해지고 대등한 관계에서 공정한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거들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가 포화 상태인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해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문 닫는 주유소가 늘어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의 알뜰주유소 확산정책 여파로 주유소 업계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주유사업자 간 ‘밥그릇 싸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도 정부의 태도는 한결같다. 600개에 이른 알뜰주유소를 연말까지 1000개로 늘린다는 목표에도 변함이 없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주유소협회의 반발에 대해 “알뜰주유소가 정유사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며 “그것이 함께 사는 길이라고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했다.

    작년 초 이명박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고 말한 뒤 기름값 잡기의 후폭풍은 정유사보다 자영 주유업자를 강타하고 있다. 생업이 위협받는다며 머리띠를 두르고 거리로 나선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설득’이 아닌 듯하다. 이해하고 함께 고민하는 것이 먼저다.

    윤정현 산업부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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