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온 만큼 산업 현장에서는 다양한 ‘여름나기’ 해법이 동원되고 있다. ‘현대판 대장간’이라고 불리는 두산중공업의 주조·단조공장은 1000도가 넘는 쇳덩이들을 다루기 때문에 무더위가 극심하다. 이 때문에 직원들의 더위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근로의욕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지원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공장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주조공장 전기로 현장이다. 이유선 주조공장 전기로 2반 기술과장은 “전기로 내부의 온도는 생산제품의 종류에 따라 최소 1650도”라며 “한 여름, 현장 인력의 체감온도는 70도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조공장에선 직원들에게 매주 화요일에는 수박을, 목요일에는 빙과류를 제공해 잠시라도 더위를 잊을 수 있게 하고 있다.

혹서기에는 한국전력의 ‘전력수요 조정활동’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 제도는 피크시간대에 각 공장의 가동시간을 조정, 전력 사용량을 분산시키는 활동이다. 한전이 전력사용량을 줄여줄 것을 요청해 오면 주조공장에선 100t급 전기로의 조업을 30분간 정지하고 직원들에겐 휴식시간을 준다. 단조공장은 1200도로 달궈진 철을 1만3000t급 프레스로 눌러 제품을 생산하는 작업장이다.

최춘우 기술과장은 “이 공장은 달궈진 쇳덩어리를 다루는 곳이라 매우 더운 편”이라며 “한겨울의 추억이나 시원한 계곡을 생각하면서 더위를 달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장에선 이동식 에어컨과 대형 선풍기를 작업장 곳곳에 설치, 더위로 인한 안전사고를 막고 근로 의욕을 높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베트남 현지 법인인 두산비나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한여름 더위를 힘들어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두산비나는 회사 식당에서 직접 갈아 만든 레몬주스를 야외작업자 350여명에게 하루 두 번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40도 이상의 폭염에 대비, 야외작업장 곳곳에 언제든지 얼음과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쿨 존 음료대’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