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유럽 위기감이 지속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리스에 추가 채무조정이 필요하다는 전망과 스페인 국채금리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유럽 불안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가 계속됐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4.14포인트(0.82%) 떨어진 1만2617.3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21포인트(0.9%) 내린 1338.31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27.16포인트(0.94%) 떨어진 2862.99를 기록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3거래일 연속 100포인트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는 유럽연합(EU) 관리들이 그리스가 2000억 유로 규모의 채무재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냉했다. 지금까지의 구제금융으로는 그리스가 재정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5년만기 국채금리가 10년만에 처음으로 10년만기 국채금리를 뛰어넘는 등 유럽 금융시장 불안도 이어졌다. 스페인이 결국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날 기록했던 7.5%를 넘는 선에서 거래됐다.

전날 장 마감 후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독일과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것도 이날 시장에 영향을 줬다.

미국의 7월 중 제조업 경기도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영국 시장 조사기관인 마킷사가 발표한 이달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8을 기록했다. 이는 6월 확정치인 52.5는 물론이고 시장 예상치였던 52.0에도 못미쳤다. 특히 지난 201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다만 중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 2월 이래 최고치인 49.5를 기록하면서 시장을 안심시켰다. 6월 확정치인 48.2보다 1.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펼치는 성장 위주의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모든 업종들이 하락했고, 애플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술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실적 부진 탓에 AT&T가 2.15% 하락하는 등 기술주들이 부진했다. 애플은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0.51% 하락하며 600달러대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애플은 이날 장 마감 후 지난 6월 말로 끝난 최근 분기에 88억 달러(주당 9.32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순익 73억 달러(주당 7.79달러)에 비해 늘어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 실적이 기대만큼 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도 1% 가까이 내려갔다. 야후도 2% 이상 하락했다. UPS는 실적 부진으로 연간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4.68%나 떨어졌고, 역시 연간 실적 전망치를 낮춘 듀폰도 1.72% 하락했다. 반면 넷플릭스는 장 마감후 나올 실적 기대감에 1% 가까이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중국 제조업 경기가 개선됐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6센트(0.4%) 오른 배럴당 88.50달러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