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25일 스페인의 국채 금리가 계속 고수준을 유지한다면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증권사는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한다면 증시가 충격을 받겠지만 어떠한 구제금융을 받는 지에 따라 증시 회복세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페인 재정 위기의 핵심 쟁점은 7%를 웃돌과 있는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가 안정될 수 있느냐"라며 "금리를 안정시킬 자체적인 대안이 없는 스페인 정부의 선택은 점점 구제금융을 향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 매입을 재개해 유통시장에서 스페인 국채를 매입하거나, 3년 만기대출(LTRO)을 토해 스페인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해 금리 상승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그러나 현재 스페인 은행의 국채 매입 여력은 매우 제한적이고 ECB가 국채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희박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는 "스페인은 결국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5가지 기구 중 예비적 프로그램 또는 국채매입 프로그램(유통시장)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이라며 "예비적 프로그램의 PCCL(예비적 신용공여)를 선택할 경우 증시가 구제금융에 따라 충격을 받더라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PCCL은 국내총생산(GDP)의 2~10%의 크레딧라인(신용한도)을 부여받는 것으로, 전면적인 구제금융과 달리 긴축 조건이 부여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스페인에 PCCL이 적용될 경우 최소 200억유로에서 최대 1000억유로의 방어막이 형성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스페인의 구제 금융 요청 이슈 자체보다 어떠한 구제금융을 받는 지에 주목하면서 다음 투자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