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궁사들이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전 종목 석권에 도전한다.

한국 선수단은 오는 27일 영국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72발씩(사거리 70m)을 쏘아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의 대진을 결정하는 랭킹 라운드를 치른다.

출전자는 임동현(청주시청) 김법민(배재대) 오진혁(현대제철) 등 남자부 3명과 이성진(전북도청) 최현주(창원시청) 기보배(광주광역시청) 등 여자부 3명이다.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는 세계 크리켓의 메카에 양궁 관전을 위한 관중석을 따로 마련한 특설 경기장이다. 궁사들은 5500여 관중의 환호, 응원, 소음을 이겨내고 시위를 당겨야 한다. 특히 이 경기장은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쉽게 예측할 수 없어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태극 궁사'들은 관중이 주는 압박을 이기려고 국내에서 소음 훈련을 치렀고 현지에 온뒤 급변하는 바람에 맞춰 재빨리 오조준하는 데 집중했다. 임동현, 오진혁, 기보배는 지난해 10월 프레올림픽에서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를 경험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빨리 적응했다고 코치진은 설명했다.

장영술 국가대표 총감독은 "철저히 준비해왔다" 며 "선수들의 기록도 컨디션도 좋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기대대로 랭킹 라운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 개인전과 단체전 토너먼트에서 난적을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단체전에서 경계할 상대는 남자부에서 미국, 프랑스, 영국, 우크라이나, 여자부의 인도, 대만, 중국 등이 꼽힌다. 남자 개인전에선 브래디 엘리슨(미국)과 드미트로 흐라초프(우크라이나) 등이 높은 수준을 자랑하고 여자부 개인전에선 디피카 쿠마리(인도)와 청밍(중국) 등이 한국 선수들의 주요 경쟁자로 거론된다.

그러나 하위권 상대도 무시할 수 없다. 세계 양궁의 전력이 평준화한 데다 개인전은 순간적인 집중력의 차가 승부를 가르는 세트제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이재형 말레이시아 감독은 "실력 평준화 때문에 이번 올림픽의 판도는 정말 모르겠다" 며 "한국을 만나면 긴장하는 시절도 갔고 국제대회 성적을 봐도 모두가 강적"이라고 말했다.

남녀 단체전 토너먼트는 각각 28일과 29일 열린다. 여자 대표팀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시작된 연속 우승 행진을 7개 대회로 늘리겠다는 각오다. 남자 대표팀은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줄곧 우승해 이번에 4연패 찬가를 부르겠다는 태세다.

남녀 개인전 토너먼트는 오는 30일 시작되고 여자 결승전은 다음 달 2일, 남자 결승전은 다음 달 3일 열린다.
기보배, 이성진, 최현주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빼앗긴 여자 개인전 챔피언의 타이틀을 탈환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오진혁, 임동현, 김법민은 한국이 그간 올림픽에서 한 차례도 따보지 못한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3명 가운데 누군가 목에 걸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경닷컷 박병성 인턴기자(한양대 영문 3년) lop2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