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채용 '학력 파괴' 2題]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 "채용때 학력·영어·여성 차별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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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업계 '고졸 신화'
영업직 인턴 뽑는데 영어 성적 안봤더니 패기있는 젊은이 많이 지원
여성 영업사원도 늘릴 것
영업직 인턴 뽑는데 영어 성적 안봤더니 패기있는 젊은이 많이 지원
여성 영업사원도 늘릴 것
“학력과 성별에 대한 편견 없이 실력과 열정만으로 사람을 뽑겠습니다. 지식보다는 지혜가 뛰어난 사람이 오비맥주에 필요한 인재입니다.”
주류업계 ‘고졸 신화’ 주인공으로 지난달 20일 오비맥주 대표이사에 취임한 장인수 사장(57·사진)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인재 채용 기준과 관행을 바꾸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앞으로 영업·관리직 신입사원 공채에서 ‘4년제 대졸 이상’으로 돼 있는 응시 자격 제한을 없애고 영어 성적도 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공채로 뽑지 않았던 고졸 출신에도 취업문을 열어준 것이다.
장 사장은 “주류 영업은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요구되는 분야가 많다”며 “여성 영업직원 채용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고졸(대경상고·현 대경정보산업고)이란 한계를 딛고 국내 1위 맥주회사 최고경영자 위치에 올랐듯이, 누구나 실력만 갖추고 있다면 학력 출신학교 성별 등에 구애받지 않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장 사장은 “외국계 사모펀드인 KKR이 최대주주인 오비맥주가 외국계 기업이라고 해서 채용 시 천편일률적으로 영어 성적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주류회사에서 인력 구성 비중이 가장 높은 영업직원들은 주류도매상이나 일반 업소를 상대로 영업할 때 영어를 잘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1980년 진로에 입사해 30년간 영업분야에서 일하며 ‘영업의 달인’으로 불렸던 장 사장은 2010년 1월 오비맥주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오비맥주 영업사원들이 BNO(big night out·유흥업소) OTM(off trade market·가정소비자) 등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영어약자를 못 쓰게 했다. 업주와 도·소매상이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영업에 도움이 안 되고 반감만 산다는 이유에서다.
장 사장은 “지난해 영업 인턴을 채용하면서 영어 성적을 기재하지 않도록 했더니 업무 역량이 뛰어나고 지혜와 패기를 갖춘 젊은이들이 더 많이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석인 영업총괄 임원을 겸임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작년 4분기 15년 만에 하이트맥주를 제치고 맥주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데 이어 올 들어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한국주류산업협회가 조사한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은 올 1분기 53.8%(하이트진로 46.2%)에서 지난 4월엔 54.3%로 확대됐다.
장 사장은 “영·호남 등 취약지역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지역별 맞춤 영업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마다 도매상 성향과 업소 형태, 소비자 입맛 등이 다르기 때문에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며 “지역 특성에 맞게 카스와 OB골든라거, 카프리 등 주력 상품을 다르게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오는 30일부터 내달 말까지 주중 매일 저녁 경기 이천, 충북 청원, 광주 등 전국에 있는 생산 공장을 직접 찾아 생산직원들과 ‘릴레이식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발로 뛰는 바닥 영업’으로 유명한 ‘장인수식 현장경영’이다. 그는 “매일 저녁 20여명씩 돌아가며 생산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같이하고 술잔도 나누면서 현장얘기와 애로사항을 듣고 사기도 북돋워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주류업계 ‘고졸 신화’ 주인공으로 지난달 20일 오비맥주 대표이사에 취임한 장인수 사장(57·사진)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인재 채용 기준과 관행을 바꾸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앞으로 영업·관리직 신입사원 공채에서 ‘4년제 대졸 이상’으로 돼 있는 응시 자격 제한을 없애고 영어 성적도 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공채로 뽑지 않았던 고졸 출신에도 취업문을 열어준 것이다.
장 사장은 “주류 영업은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요구되는 분야가 많다”며 “여성 영업직원 채용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고졸(대경상고·현 대경정보산업고)이란 한계를 딛고 국내 1위 맥주회사 최고경영자 위치에 올랐듯이, 누구나 실력만 갖추고 있다면 학력 출신학교 성별 등에 구애받지 않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장 사장은 “외국계 사모펀드인 KKR이 최대주주인 오비맥주가 외국계 기업이라고 해서 채용 시 천편일률적으로 영어 성적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주류회사에서 인력 구성 비중이 가장 높은 영업직원들은 주류도매상이나 일반 업소를 상대로 영업할 때 영어를 잘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1980년 진로에 입사해 30년간 영업분야에서 일하며 ‘영업의 달인’으로 불렸던 장 사장은 2010년 1월 오비맥주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오비맥주 영업사원들이 BNO(big night out·유흥업소) OTM(off trade market·가정소비자) 등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영어약자를 못 쓰게 했다. 업주와 도·소매상이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영업에 도움이 안 되고 반감만 산다는 이유에서다.
장 사장은 “지난해 영업 인턴을 채용하면서 영어 성적을 기재하지 않도록 했더니 업무 역량이 뛰어나고 지혜와 패기를 갖춘 젊은이들이 더 많이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석인 영업총괄 임원을 겸임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작년 4분기 15년 만에 하이트맥주를 제치고 맥주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데 이어 올 들어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한국주류산업협회가 조사한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은 올 1분기 53.8%(하이트진로 46.2%)에서 지난 4월엔 54.3%로 확대됐다.
장 사장은 “영·호남 등 취약지역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지역별 맞춤 영업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마다 도매상 성향과 업소 형태, 소비자 입맛 등이 다르기 때문에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며 “지역 특성에 맞게 카스와 OB골든라거, 카프리 등 주력 상품을 다르게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오는 30일부터 내달 말까지 주중 매일 저녁 경기 이천, 충북 청원, 광주 등 전국에 있는 생산 공장을 직접 찾아 생산직원들과 ‘릴레이식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발로 뛰는 바닥 영업’으로 유명한 ‘장인수식 현장경영’이다. 그는 “매일 저녁 20여명씩 돌아가며 생산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같이하고 술잔도 나누면서 현장얘기와 애로사항을 듣고 사기도 북돋워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