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를 확대 개편해 만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출판진흥원)이 공식 출범 행사도 갖지 못한 채 삐걱거리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인회의, 한국작가회의 등 출판계 인사 500여명은 25일 오전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 광장에 모여 이재호 출판진흥원 초대 원장에 대한 인사 철회를 촉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출판계의 반발을 의식, 이날 오전 열 예정이던 출판진흥원 출범식 행사를 취소했다.

이들 출판계 단체는 ‘낙하산 인사 규탄 및 출판문화 살리기 실천대회’ 성명을 통해 “정부는 출판계의 오랜 염원을 짓밟고 출판산업에 대한 식견과 비전이 없는 특정학교, 보수언론 출신 인물을 출판진흥원 초대 원장으로 임명하는 낙하산 인사를 자행했다”며 “이런 식의 인사는 출판진흥원의 설립 취지를 정면으로 짓밟는 폭거로서 출판산업을 죽이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출판 진흥정책 부재로 인해 출판계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정부는 올해를 ‘국민 독서의 해’로 정했지만 예산은 겨우 국민 1인당 10원꼴인 5억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출판산업의 활로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완전한 도서정가제와 이를 통한 서점 유통 구조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강조하고 이 원장 임명 철회, 출판산업 회생대책 수립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범출판인 서명 운동과 시위를 전개하기로 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