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정비, 컴퓨터디자인, 간호학.’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몰 아마존닷컴의 창고 직원들이 회사 돈으로 배울 수 있는 과목들이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사진)는 24일(현지시간) “창고 직원들에게 1인당 최대 8000달러(약 920만원)의 교육비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직원들이 전문기술을 쌓아 ‘더 인기 있는’ 분야로 이동하는 것을 돕기 위한 조치다.

대상자는 미국 아마존 창고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정규직 직원이다. 교육비의 95%까지, 1년에 최대 2000달러씩 4년간 아마존이 부담한다. 지원 프로그램 안엔 헬스케어, 회계, 엔지니어링 등 창고 업무와 관련이 없는 과목들이 포함됐다. 베저스는 “창고 직원들이 열정을 펼칠 곳을 찾는 데 아마존이 계단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저스의 조치는 아마존의 배송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창고 직원들의 애사심과 근무 동기를 북돋아 효율을 높인다는 것. 탈 레브 유통전문 애널리스트는 “빠른 배송이 중요한 아마존에 창고는 성공의 핵심”이라며 “창고 직원들의 복지를 확대하면 과실은 회사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미국 기술직 구인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NN은 “다른 기업들이 베저스의 프로그램을 따라하게 되면 숙련 기술공을 찾는 취업시장의 수요가 충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저스는 지난해 언론 등에서 창고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을 받은 뒤 창고 직원들의 복지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최근엔 240만달러를 들여 창고에 에어컨을 설치하고 안전시설을 보강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