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올림픽 선수가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이 소요될까.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하계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를 육성하는 데 종목별로 적게는 연간 3000달러(약 345만원)에서 많게는 2만5000달러(약 2875만원)의 돈이 들어간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릴 정도의 실력을 갖추기까지는 3~15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양궁, 탁구, 펜싱 등 종목의 미국 선수들 이야기다. 엘리트 선수를 국가 주도적으로 키우는 한국 등 다른 국가와는 다를 수 있지만 선수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금전적으로 희생해야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은 세계 어디서나 비슷한 셈이다.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펜싱 선수인 마야 로렌스(32)는 16년을 펜싱에 쏟았다. 하루 4시간씩 1주일에 6일을 훈련해왔다. 장비를 구입하고 대회에 출전하는 등의 비용을 포함하면 연간 2만달러(약 2300만원)가 든다. 로렌스는 “부모님의 적극적인 지원과 헌신이 없었다면 올림픽 출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종목은 양궁이었다. 4년 이상의 기간에 연간 2만5000달러(약 2875만원) 넘게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능한 코치에게 레슨을 받아야 하고, 값비싼 장비를 구입해야 하며, 국내외 각종 대회에 출전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다. 양궁장에서 활 쏘는 연습을 하는 데도 돈이 든다. 하루에 250발씩 과녁을 향해 화살을 날리는 연습을 1주일에 6번씩 한다.

17세 궁사 아리엘 지빌라로는 이웃 농장의 공터를 빌려 양궁 연습장을 만들었다. 수천만달러가 드는 양궁장 대여료를 아끼기 위해서다.

미국에서 올림픽에 출전한 탁구 선수들은 보통 여섯 살 때부터 탁구채를 잡았다. 8~12년 동안의 긴 시간을 투자해야 비로소 올림픽에 출전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코치와 스파링 파트너를 고용하는 데 연간 1만5000달러 이상이 든다. 탁구 선진국인 중국에 유학을 가거나 대회에 참가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연간 2만달러 넘게 필요하다.

체조는 5~8년간 1만5000달러, 사이클은 3~10년간 3000달러가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에서 돈이 많이 들어 운동하기 겁난다면 핸드볼과 조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미국은 이 두 종목 선수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