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대만, 일본기업 쟁탈전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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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끌어오고…회사 삼키고…제휴로 기술 흡수
“삼성전자는 일본 전자업체에서 영입할 인재 한 명 한 명의 명단을 작성해 놓고 있다.”
“중국기업들은 현재 일본 전기차 부품 및 반도체 회사를 노리고 있다. 소니의 PC 브랜드 바이오(VAIO)도 인수 대상이다.”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는 최근 ‘한국 중국 대만의 일본기업 쟁탈전’을 분석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몰락하고 있는 일본전자 업체들의 자산을 거둬가기 위해 아시아 3국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또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 전자업체들은 전략의 실패 때문에 패자로 전락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고래, 한국은 상어
다이아몬드는 일본기업 쟁탈전에서 중국을 고래에, 한국은 상어, 대만은 갈치에 비유했다. 중국은 풍부한 자금, 정부 지원을 앞세워 일본 기업을 통째로 집어삼키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레노버가 작년 일본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인 NEC의 PC사업을, 하이얼이 산요전기의 백색가전 사업을 인수한 것을 예로 들었다. 기술력, 인재, 브랜드파워를 한꺼번에 취하는 전략을 고래에 비유한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상어와 같은 속도로 일본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주로 인재 확보를 통해 이뤄진다. 다이아몬드는 “삼성이 작성한 스카우트 대상자 명단에는 파나소닉, 샤프, 미쓰비시전기, 다이킨공업 등에서 일하는 엔지니어의 이름과 자택주소는 물론 제시할 연봉 등도 기록돼 있다”고 전했다. 특히 삼성이 막강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인재를 스카우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과거 삼성이 반도체 TV사업에서 일본을 추월할 때 쓴 전략이다.
대만은 일본기업과 제휴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일본기업의 기술력과 브랜드파워를 흡수하는 전략이다. 다이아몬드는 “대만과 협력한 일본 기업들은 대부분 5년만 지나면 아무것도 없이 뼈만 남게 될 것”이라며 대만 기업을 갈치에 비유했다. 훙하이가 지난 3월 샤프에 출자한 것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샤프 관계자는 “액정패널제조업체 훙하이가 샤프의 지식재산권을 무상으로 쓰기 위해 제휴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경영의 실패로 몰락
다이아몬드는 일본 전자업체 몰락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경영 전략의 실패라고 분석했다. 소니는 TV MP3플레이어 등 하드웨어와 음악 영화 등의 콘텐츠를 모두 갖고 있었지만 애플과 같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는 어정쩡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전략 때문이었다는 평가다.
파나소닉은 해외사업 전략에서 LG전자에 패했다고 진단했다. 신흥국 백색가전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5년 전 LG가 시장을 선점했다는 것이다. 샤프는 액정 패널만을 고집하는 외길노선 때문에 쇠퇴해 지금은 훙하이에도 밀리고 있다. 다이아몬드는 D램 업체 엘피다, NEC 등도 “모험을 하지 않고 기존 사업에 안주하다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다이아몬드는 “전략의 실패는 제대로 된 경영자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모험을 할 수 있는 결단력 있는 경영자를 선임하고, 없다면 외부에서 데려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대기업에서 혁신이 불가능하다면 회사를 분리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준/김동현 기자 junyk@hankyung.com
“중국기업들은 현재 일본 전기차 부품 및 반도체 회사를 노리고 있다. 소니의 PC 브랜드 바이오(VAIO)도 인수 대상이다.”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는 최근 ‘한국 중국 대만의 일본기업 쟁탈전’을 분석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몰락하고 있는 일본전자 업체들의 자산을 거둬가기 위해 아시아 3국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또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 전자업체들은 전략의 실패 때문에 패자로 전락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고래, 한국은 상어
다이아몬드는 일본기업 쟁탈전에서 중국을 고래에, 한국은 상어, 대만은 갈치에 비유했다. 중국은 풍부한 자금, 정부 지원을 앞세워 일본 기업을 통째로 집어삼키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레노버가 작년 일본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인 NEC의 PC사업을, 하이얼이 산요전기의 백색가전 사업을 인수한 것을 예로 들었다. 기술력, 인재, 브랜드파워를 한꺼번에 취하는 전략을 고래에 비유한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상어와 같은 속도로 일본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주로 인재 확보를 통해 이뤄진다. 다이아몬드는 “삼성이 작성한 스카우트 대상자 명단에는 파나소닉, 샤프, 미쓰비시전기, 다이킨공업 등에서 일하는 엔지니어의 이름과 자택주소는 물론 제시할 연봉 등도 기록돼 있다”고 전했다. 특히 삼성이 막강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인재를 스카우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과거 삼성이 반도체 TV사업에서 일본을 추월할 때 쓴 전략이다.
대만은 일본기업과 제휴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일본기업의 기술력과 브랜드파워를 흡수하는 전략이다. 다이아몬드는 “대만과 협력한 일본 기업들은 대부분 5년만 지나면 아무것도 없이 뼈만 남게 될 것”이라며 대만 기업을 갈치에 비유했다. 훙하이가 지난 3월 샤프에 출자한 것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샤프 관계자는 “액정패널제조업체 훙하이가 샤프의 지식재산권을 무상으로 쓰기 위해 제휴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경영의 실패로 몰락
다이아몬드는 일본 전자업체 몰락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경영 전략의 실패라고 분석했다. 소니는 TV MP3플레이어 등 하드웨어와 음악 영화 등의 콘텐츠를 모두 갖고 있었지만 애플과 같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는 어정쩡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전략 때문이었다는 평가다.
파나소닉은 해외사업 전략에서 LG전자에 패했다고 진단했다. 신흥국 백색가전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5년 전 LG가 시장을 선점했다는 것이다. 샤프는 액정 패널만을 고집하는 외길노선 때문에 쇠퇴해 지금은 훙하이에도 밀리고 있다. 다이아몬드는 D램 업체 엘피다, NEC 등도 “모험을 하지 않고 기존 사업에 안주하다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다이아몬드는 “전략의 실패는 제대로 된 경영자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모험을 할 수 있는 결단력 있는 경영자를 선임하고, 없다면 외부에서 데려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대기업에서 혁신이 불가능하다면 회사를 분리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준/김동현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