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황우여 대표에 대해서는 경선 후보 간 갈등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일부 의원들이 사석에서 “황 대표의 존재감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여부를 둘러싼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와 비박근혜(비박) 후보의 충돌을 해결하지 못한 게 대표적 사례다. 황 대표는 중재안을 제시하거나 후보 간 회동을 추진하는 등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경선 합동연설회 규칙을 둘러싸고 비박 후보들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황 대표는 공식 일정만 소화했다. 결국 공식기구인 경선관리위원회가 비박 후보들의 주장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5년 전 강재섭 당시 대표가 이명박 박근혜 후보를 직접 만나 합의를 이끌어냈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비박계의 한 관계자는 25일 “황 대표의 행보는 한마디로 오불관언”이라고 평가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리더십에 흠집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소속 의원들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체포동의안 통과가 무산되자마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가 이를 번복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한 중진 의원은 “8월 임시국회 소집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을 두고 이 원내대표가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대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자꾸 나온다”며 “이런 여야 관계가 계속될 경우 정치가 실종됐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집권 여당의 정책을 책임지는 정책위 의장은 보름째 공석이다. 진영 전 의장이 지난 11일 이후 업무에 복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정협의를 비롯한 정부와의 정책 조율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정책위 관계자는 “후임 정책위 의장과 관련해선 아직까지 정해진 것이 없다”며 “대선 공약을 준비해야 하는데 정책위 의장이 공석이라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