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자녀 한 명이 늘수록 은퇴시기를 5년 정도씩 늦춰야 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25일 내놓은 ‘한국인의 은퇴준비 2012’ 백서에 따르면 자녀 수가 많을수록 은퇴시기를 늦춰 더 오래 일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은퇴연구소가 올초 서울대 노년은퇴설계지원센터와 함께 비은퇴자 1800명, 은퇴자 200명을 대상으로 대면 및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미혼자는 은퇴예상 나이를 평균 59.5세, 자녀가 한 명도 없는 기혼자는 61.7세라고 생각했다. 이에 반해 자녀가 한 명인 사람은 63.3세, 2명인 사람은 70.7세를 적정 은퇴시기로 판단했다. 자녀가 두 명 이상이라면 자녀교육 등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70세 정도까지는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자녀 수가 두 명 이상일 때 은퇴 후 일 준비계획을 실행하는 비율은 23.5%에 달했다. 미혼자나 자녀가 없는 기혼자의 8.6~10.1%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은퇴준비에 대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뚜렷했다. 현재 월소득 200만원 미만인 사람들의 은퇴준비 점수는 52.8점(100점 만점)에 그쳤다. 반면 월 5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준비점수는 63.4점에 달했다. 총자산 1억원 미만은 52.2점, 5억원 이상은 64.6점으로 그 차이가 12점이나 됐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