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한경 캠페인 "20년 쌓은 수출 노하우 中企에 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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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전문인력 고용센터
수출 전문가 재취업 활발…1100명 제2인생 찾아
수출 전문가 재취업 활발…1100명 제2인생 찾아
20년간 대기업에서 해외 영업을 담당했던 김해곤 씨(50·사진). 그는 2009년 돌연 직장을 잃었다. 다니던 회사가 다른 업체에 인수·합병되면서 구조조정이 이뤄진 탓이다. 그러나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동안의 경력을 토대로 재취업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곧 좌절하고 말았다. 이력서를 넣었지만 나이때문에 여러번 실패를 맛보았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더욱 열정적으로 일자리를 찾았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중견전문인력 고용지원센터(이하 중견고용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지난 6월 새 직장을 구한 것이다. 무역협회 회원사이자 국내 최대 임플란트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의 도쿄지사 부장으로 채용됐다. 그는 “센터의 도움으로 긴 터널에서 벗어나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며 “대기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오스템에 모두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0년 3월 설립된 중견고용지원센터가 퇴직자 재취업 도우미로 각광받고 있다. 이 센터는 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이 2009년부터 공동으로 추진하는 ‘잡투게더(Job Together) 캠페인’의 일환으로 개설됐다.
은퇴 후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고 있는 이들을 돕고 중견·중소기업의 인력난 문제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세워진 것. 현재까지 센터를 통해 재취업에 성공한 이들은 총 1100여명이다. 이 가운데 해외 영업·무역분야에 재취업한 사람이 400여명으로 전체의 63%를 차지한다.
중견고용지원센터는 중견·중소기업들의 해외부문 인력 수요가 커 이 분야 취업 지원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무역협회가 513곳의 수출 중견·중소업체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46.3%가 ‘해외사업에 경력을 보유한 퇴직전문인력을 채용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또 현재 퇴직인력을 고용하고 있거나 채용한 적이 있는 업체들은 20.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무역협회 관계자는 “기존엔 해외 사업에 퇴직인력을 활용하는 업체가 적었지만 앞으론 채용 수요가 커질 것임을 보여준다”며 “퇴직자들을 채용한 업체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퇴직전문인력 활용 업체 중 53.3%가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보통은 42.1%, 불만족은 4.6%에 불과했다. 이들을 채용하는 이유에 대해선 65.4%가 ‘전문성과 노하우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박시용 씨(47)도 해외 영업 분야 경험을 인정받아 재취업에 성공한 인물이다. 10년 동안 섬유업체 해외영업 부서에서 일했던 박씨는 올해 3월 중견고용센터를 통해 봉제업체인 홍진에프엠디 해외영업부 부장으로 입사했다.
박씨는 “전혀 다른 분야가 아닌 동일업종에서 다시 일하게 돼 기쁘다”며 “홀로 구직활동을 하기 어려운 분들은 센터 등 공공기관을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국생명과학고에서 무역실무 교사로 일하고 있는 김윤호 씨(59)도 마찬가지다. 금호그룹 중동해외업무를 해오던 김씨는 “재취업의 문턱은 높지만 본인만의 특화된 장점을 부각시킨다면 성공할 수 있다”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긍정적인 생각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