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10곳 중 6곳은 본국에 비해 한국의 조세환경이 열악하다고 평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외국계 기업 160여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조세환경에 대해 응답기업의 58.9%가 ‘열악한 수준’이라고 답했다고 25일 발표했다. ‘본국과 비슷한 수준’은 29.7%, ‘본국보다 나은 수준’은 11.4%에 불과했다.

국내 기업 관련 조세환경에 대한 전반적 평가에서는 48.0%가 ‘미흡하다’고 답했다. 향후 조세정책이 증세 기조로 이어질 경우 응답 기업의 69.0%는 ‘경영 부담이 커지면 철수도 신중히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대다수 외국계 기업은 법인세율 인하, 연구·개발(R&D) 세제지원 확대 등 현 정부가 실시한 감세정책에 긍정적이었다. 감세정책이 기업 경영성과에 미친 영향을 묻는 질문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기업이 76.6%, ‘부정적’이라는 답은 2.5%로 조사됐다.

조세정책 및 조세행정 관련 애로사항으로는 가장 많은 기업이 ‘잦은 세법 개정’(57.0%)을 꼽았다. ‘불명확한 세법해석의 어려움’(21.9%), ‘정부 정책의 일관성 부족’(12.5%), ‘외국인 전담인력 부족’(7.5%) 등이 뒤를 이었다.

조세 분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조세정책의 일관성 유지’(31.6%), ‘각종 규제 및 절차의 선진화’(25.3%), ‘법인세 감면 등 조세지원’(24.7%), ‘외국인 및 외국법인에 대한 전담인력 양성’(15.8%) 순으로 답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정부는 외국계 기업이 국내에서 보다 활발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조세감면, 조세행정 선진화 등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