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회장 서정진)은 지난 23일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단백질 복제약) 관절염 치료제 시판 허가를 받는 등 국내 바이오 제약산업의 혁신을 주도해온 업체다.

제약산업의 여러 영역 중에서도 기술 수준이 가장 높은 항체 의약품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견해 10년가량 인프라 구축과 기술 개발에 투자해온 덕분이다. 항체바이오시밀러는 포유류의 면역세포에서 얻은 항체가 특정 단백질에 작용해 예방·치료 효과를 얻는 오리지널 ‘항체 의약품’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바이오 의약품을 말한다. 오리지널 의약품에 비해 개발 기간이 절반 이상 짧고, 효능은 오리지널과 동일하나 가격이 저렴한 게 특징이다.

이번에 허가를 받은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Remsima)’(사진)는 다국적 제약사 얀센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바이오 의약품이다.

항체 바이오시밀러는 유럽연합(EU)이나 일본에서 허가받은 1세대 바이오시밀러에 비해 분자량이 크고 구조가 복잡해 여태껏 어느 제약사도 만들지 못했다. 개발이나 임상 진행 등이 어려운 2세대 바이오 의약품을 국내 업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성과를 거둔 것. 셀트리온은 지금까지 개발비만 무려 2000억원을 쏟아부었다.

램시마는 주사용 약물로 시판되며 오리지널 약인 레미케이드와의 글로벌 임상(20여개국 856명 대상) 비교를 통해 동등성을 입증받았다. 류머티즘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건선 등의 치료에 레미케이드와 똑같은 적응증으로 제품 허가를 받은 것이다. 셀트리온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가 등재를 거쳐 이르면 9월께 시판에 나설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국내뿐 아니라 EU 등 선진국을 포함한 100여개 이상의 국가에서 제품 허가를 준비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상당수 지역에서 판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약값이 너무 비싸다”며 “저렴하면서도 똑같은 약효를 내는 바이오 복제약은 새로운 제약산업을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최근 종합독감항체치료제(CT-P27)에 대한 본격적인 비임상 시험도 시작했다. 세계 최초의 종합독감항체치료제로서 예방 및 치료효과를 동시에 갖는 제품이다. 2010년부터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세브란스병원, 서울대학병원 등 국내외 전문기관과 협력해 개발해왔으며 비임상시험은 코반스, 찰스리버 등 세계 수준의 비임상대행업체들과 공동 진행하고 있다.

이 제품은 개별 프로젝트로 진행해온 각종 인플루엔자에 대한 중화항체들을 혼합한 제재로 조류독감(H5N1), 신종플루(H1N1) 등 유행성 독감뿐만 아니라 계절성 독감인 H3N2 등에 대한 중화항체까지 포함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비임상시험을 마치고 2013년 상반기 중 임상시험에 들어가고 빠르면 2014년에 허가를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종합독감항체치료제와는 별도로 광견병치료제, B형간염치료제 및 유방암·폐암치료제 등도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러스 치료용 항체 등의 신약개발을 통해 명실 상부한 세계적인 바이오 제약업체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