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체들이 중소 협력업체와의 동반 성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품질이 좋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소업체의 상품을 발굴해 무료로 입점, 판매 경로를 열어주거나 신상품 개발 비용을 대출해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중소업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CJ오쇼핑은 농가를 지원하는 ‘1촌 1명품’ 사업에 이어 중소기업 상생 프로그램 ‘1사 1명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소개하는 중소기업 상품의 모든 방송 비용을 CJ오쇼핑이 부담하고 해당 제품이 매출 2억원을 넘기 전까지는 수수료 없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방송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 전액을 중소기업에 주는 셈이다. 지난 2월 말 시작한 ‘1사 1명품’의 첫 상품은 로봇 청소기 ‘마미 로봇’. 지금까지 이 상품은 방송 1회 평균 2000만원가량 매출을 냈다. 롤팩의 진공 포장기 ‘푸드키퍼’, 현대메디칼의 ‘디스크 원 프리미엄’, 이레화학의 ‘음이온 메밀베개’ 등도 1사 1명품 방송에서 소개돼 인기를 끈 제품들이다. 신윤용 CJ오쇼핑 대외협력팀장은 “앞으로 중소기업 우수 상품을 CJ오쇼핑의 해외 유통망에 소개해 해당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글로벌 상생 활동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판로를 찾기 어려운 중소업체에 방송 기회를 제공해 ‘밀리언 셀러’를 만들어냈다. 가마솥 중탕기 ‘오쿠’가 대표적 사례다. 2004년 10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현대홈쇼핑에서만 1700억원어치가 팔렸다. ‘해피콜 다이아몬드 프라이팬’도 2008년 5월 현대홈쇼핑에서 첫 방송을 시작한 뒤 현재까지 1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성공 사례다. 2009년엔 현대홈쇼핑 히트상품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제품은 특히 해피콜이 처음 다이아몬드 프라이팬을 개발하던 시점부터 ‘같이 한번 키워 보자’며 현대홈쇼핑이 적극 지원해 개발됐다.

현대홈쇼핑은 ‘제2의 해피콜’을 꿈꾸는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매년 우수 협력사를 선정해 2억~3억원의 신제품 개발자금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 방송상품 공모전’을 열어 입점을 희망하는 우수 중소기업 상품을 발굴, 무료로 입점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홈쇼핑 업계 최초로 ‘성과공유 자율추진 협약’을 맺었다.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를 열어주고 해외 진출을 돕는 한편 차별화한 자체 브랜드(PB) 상품 개발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내달 1일부터는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카탈로그 등 3개 사업부문 협력사 중 성장성 있는 업체를 선발, 회사별로 최대 3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롯데홈쇼핑은 2010년 11월부터 협력사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상생협력대출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엔 설을 앞두고 어려워하는 1700여개 협력사에 판매대금 500억원가량을 조기 지급하기도 했다. 최근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농어업과 식품산업 분야의 중소업체와도 동반성장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는 “협력사와 성과를 공유하면서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것은 동반성장 실현의 첫 걸음”이라며 “협력사와 해외에 같이 진출하고 신제품도 공동 개발해 진정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