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남자의 갈망은 사실 여자의 몸에 대한 갈망을 뛰어넘는다.’

중국의 유명 시사·영화 평론가 한하오웨(韓浩月)는 남자의 심리를 제대로 꿰뚫고 있는 것 같다. 남자의 사랑에 대한 감정에 대해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남자만이 사랑에서 비롯되는 행복한 소유감을 누릴 수 있으며, 이는 성적 쾌락을 초월한다”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남자가 자신감을 갖지 않으면 스스로 큰 돌이 될 수 없으며, 그 자신감의 원천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여자의 신뢰다”란 말도 맞지 않은가.

한하오웨가 쓴 《남자의 도(男人之道)》는 남자를 위한 처세서다. 그가 책에서 풀어놓은 말들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무엇이 있다. 그는 돈 벌어 오는 소모품쯤으로 전락하고 있는 이 시대 남자들의 행복한 인생을 위한 길을 제시한다.

남자들이 개인적으로 행복해지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결혼, 가정, 사회, 품위 네 가지 주제로 나눠 짤막하게 얘기한다. 무슨무슨 비법과는 거리가 있지만 시선을 빨아들이는 흡인력만큼은 대단하다.

그는 진짜 남자는 친구를 많이 사귀지 않는다고 말한다. “남자에게 친구란, 할 말 못할 말이 없는 친구 하나에, 공동체 형식으로 왕래하는 친구 셋에서 다섯, 그리고 가끔 모임을 갖고 술 마시는 친구 일고여덟 명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믿을 수 있고 경계심이 들지 않는 친구가 되려면 “스스로 강해지고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생이란 여정을 함께할 자신의 반쪽을 좋은 친구로 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기품 있는 남자가 되기 위해서는 분노를 제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말도 새겨들을 만하다. “화를 안 내면 남자는 역량을 상실하는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이 세상은 목청의 크기로 평가 내려지는 곳이 아니다. 규칙에 따라 일하고 진리를 숭상하는 남자는 존중받을 수 있다.”

말 없는 남자를 향한 위로의 말도 빼놓을 수 없다. 화술은 일종의 역량인데 침묵 또한 역량이라는 것. “전자의 역량이 밖을 향한다면 후자의 역량은 안을 향하며, 전자가 광범위하고 변화무쌍하다면 후자는 무게감이 있고 힘이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침묵이 중요하긴 해도 극단에 치달아 벙어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충고도 곁들인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