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박스권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침체되고 있다. 이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만이 활기를 띠면서 증권사들도 관련 상품 마케팅에 나섰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지난 2월부터 실시한 ETF 온라인 매매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연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오는 12월 말까지 현대증권의 홈페이지, 홈트레이딩서비스(HTS), 스마트폰, ARS 등 온라인매체를 이용한 모든 ETF 매매수수료가 면제된다.

최근 주식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오히려 거래량이 늘고 있는 ETF에 증권사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호희 현대증권 PB사업본부장은 "최근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 둔화 염려로 주식 거래대금은 지난 2월 대비 40% 가량 줄었으나, ETF 시장은 꾸준히 늘어 6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5200억원에 달한다"며 "특히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는 투자자들의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자리잡고있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기준으로 최근 일주일간 코스피 평균 거래대금은 4조원을 간신히 넘어서는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평균 거래대금 5조2300억원에 비해 1조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반면 ETF 거래량은 오히려 늘어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KODEX 레버리지 ETF의 평균 거래량은 3200만주로 상반기 평균 1700만주에 비해 두배 가까이 급증했다. KODEX 인버스의 최근 일주일 거래량도 2500만주로 상반기 1700만주에 비해 약 50%나 늘었다.

김천서 현대증권 PB추진부 과장은 "최근 변동성 심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를 사용해 수익을 내고자 하는 투자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라고 풀이했다.

ETF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ETF를 활용한 상품의 출시도 활발해지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지난 27일 분할매수와 레버리지 ETF를 이용한 'KDB대우 파이오니어 분할매수 랩1호'를 출시했다. 코스피 밴드에 따라 레버리지 ETF 비중을 조정하는 상품이다.

SK증권 역시 지난달 레버리지 ETF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며 시장 변동에 따라 레버리지 ETF와 머니마켓랩의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SK 행복은퇴자산 ETF랩'을 내놨다.

SK증권 관계자는 "ETF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고자 상품을 출시했다"며 "ETF를 사용하면 시장의 지수 변동에 따른 수익을 최대한 벤치마킹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