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金 소식 신속 타전 … 김정은체제 결속 계기로

북한이 올림픽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례적으로 올림픽 방송 중계권을 확보해 북한 주민들에게 금메달 소식을 신속하게 타전하는 등 예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북한 선수단의 메달 소식을 전하며 주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오전 6시께 여자유도 52㎏급에 출전해 첫 금메달을 따낸 안금애 선수의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앞서 29일 오후 10시30분께 올림픽 개막식을 하이라이트로 편집해 방영하고, 조정과 양궁 남자단체전을 녹화 중계했다. 30일 밤에도 올림픽 관련 소식을 보도할 예정이다.

특히 북한 선수단이 30일 현재 금메달 2개를 따내는 호성적을 거두자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올림픽 개막 전부터 ‘역대 최고 성적’을 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북한은 재일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리명순(탁구), 김미경(마라톤), 김충심•이성희(여자축구) 등 간판급 선수들을 소개했다. 또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북한의 역대 금메달리스트와 주요 경기장면 등을 소개하는 등 역대 금메달리스트와 이번 대회 출전 선수를 일일이 조명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북한의 ‘올림픽 모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에서 첫 국제행사인 올림픽을 활용해 주민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올림픽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올해를 ‘사상강국, 군사강국, 경제강국’의 ‘강성대국’ 원년의 해로 삼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올림픽을 국제 인지도와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삼고 내부적으로 주민결속과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강화하는 취지라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에 첫 금메달을 안긴 안금애 선수는 “김정은 동지에게 금메달로 기쁨을 드렸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기쁠 수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엄윤철 선수(남자역도 56㎏급) 역시 금메달 획득의 비결로 “김정일 동지와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 때문”이라며 김정일 부자에게 공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의 이번 올림픽 중계는 최근 방북한 김인규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 회장이 북한 중앙방송위원회와 방송 중계권을 최종 합의하면서 가능해졌다. 북한은 중계권과 방송제작, 송출 등 전반적 사항을 지원받고 소정의 방송중계권료를 납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이번 올림픽 기간에 주요 경기를 중심으로 최소 200시간 이상의 중계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