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 예정단지 가운데 조합원 80%가 ‘기존 주택보다 작은 집을 갖겠다’고 밝힌 단지가 등장했다.

서울 역삼동 개나라4차아파트재건축조합은 최근 실시한 희망 평형 조사에서 조합원(264명)의 80% 정도인 210여명이 기존 집보다 크기를 줄여가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31일 밝혔다.

이 아파트는 현재 공급면적 188㎡(57평형)와 204㎡(62평형) 등 대형으로만 구성된 단지다. 노재숙 조합장은 “설문에 응답한 조합원 대부분이 112㎡(34평형)나 152㎡(46평형)를 원했고, 심지어 79㎡(24평형)를 희망하는 조합원도 6명 나왔다”고 말했다.

집 크기를 줄이려는 조합원이 증가함에 따라 이 조합은 당초 1 대 1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신축 가구수를 늘려 다양한 크기의 집을 배치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바꿨다. 당초에는 198㎡(60평형), 214㎡(65평형) 등 2개 평형을 넣기로 했지만, 79㎡에서 204㎡까지 다양한 타입으로 구성키로 했다. 용적률도 기존 240%대에서 법적상한선인 300%까지 올려 총가구 수를 기존 264가구에서 540가구(임대주택 포함)로 늘릴 계획이다.

노 조합장은 “인근 개나리5차, 성보아파트 등이 최근 법적상한선까지 용적률을 받은 터라 용적률을 올리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며 “이달 25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용적률 상향 및 사업계획 변경안에 대한 승인을 받은 뒤 인허가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이르면 내년 6월 이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현금 청산자’가 많아 표류하던 재건축 사업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단지는 새로 신축될 아파트를 받지 않고, 기존 아파트를 현금으로 정산해 되돌려 받는 ‘현금 청산’을 선택한 조합원이 96명이나 나오면서 재건축 추진이 지연됐었다. 조합은 사업계획 조정으로 현금 청산을 선택하는 조합원 수가 25~30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