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축제 2012년 런던올림픽은 스포츠 베팅의 축제이기도 하다. 올림픽을 앞두고 유명 베팅업체들은 저마다 각 종목 우승자 배당률을 내걸었다.

AP통신은 1일 런던 도박사들의 예상이 대부분 빗나갔다고 전했다. 그중에는 한국선수들과 관련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한국의 패배에 배팅한 도박사들이 연이어 울상을 짓고 있다.

영국 대표 베팅업체 '윌리엄힐'과 '스카이벳'은 한국의 금메달 개수를 6개로 점쳤다. 양궁 3개(남녀 단체ㆍ여자 개인), 유도 2개(왕기춘ㆍ김재범), 사격 1개(진종오)로 예상했다. 배당률이 1.73배에 불과할 정도로 가능성이 높았던 양궁 여자 단체와 진종오는 예상대로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왕기춘은 아쉽게 부상으로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도박사들은 박태환(23·SK텔레콤)에게도 400m와 1500m의 은메달을 예상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당초 예상에도 없던 200m의 은메달을 목에 걸어 도박사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아마도 한국 팬들은 1500m의 금메달로 도박사들을 더 크게 울렸으면 하고 바랄 것이다.

홍명보호는 더 많은 도박사들을 울렸다.

당초 도박사들은 한국의 예선 통과 실패를 예상하며 가봉과 함께 최약체로 평가했다. 한국-멕시코 경기도 대부분의 베팅업체들은 멕시코의 우세를 점쳤다.

20개 베팅업체 가운데 한국 우세를 점친 곳은 단 1곳(스포팅 인덱스) 뿐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멕시코와 비겨 도박사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더 흥미진진한 것은 스위스전이었다. 멕시코와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도박사들은 한국이 스위스에 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베팅업체 '윌리엄 힐'과 '벳 빅토르', '비윈' 등은 스위스 승리에 배당률 2배를 한국 승리에 3배를 매기며 스위스의 승리에 더 높은 가능성을 점쳤다. 하지만 한국은 2-1로 스위스를 물리쳐 유일하게 한국의 승리(1.48)를 점친 베팅업체 '베트페어' 고객들에게 기쁨을 안겨줬다.

개막한 지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한국선수들이 도박사들을 더욱 곤란에 빠뜨릴 일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들이 금메달 명단에 넣지 않은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예상한 6개를 넘어 열개 이상의 금메달을 우리 선수들이 목에 건다면 한국은 영국 도박사들에게 회심의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셈이다.

도박사들은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아름다운 역사' 장미란(29·고양시청)을 아예 우승 후보에 올리지도 않았다. 또한 양궁과 함께 가장 확실한 메달밭으로 여기는 태권도조차 한국의 메달권 진입에 회의적이다. 태권도 여자부에선 동메달까지 단 한 명의 선수 이름도 찾을 수 없다.

배드민턴에도 마찬가지다. 남자 복식 세계 랭킹 1위인 이용대-정재성 조마저도 중국의 카이윤-푸하이펑 조에 밀려 금메달 예상 후보에 넣지 않았다. 하지만 우승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여기에 '효자종목' 양궁의 남녀 개인전 동반 우승과 복싱의 신종훈(23·인천시청), 남자 체조의 양학선(20·한체대), 레슬링의 정지현(29·삼성생명), 역도의 사재혁(26·강원도청)이 쟁쟁한 맞수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따낼 수도 있다.

영국 도박사들의 콧대를 눕혀줄 '태극전사'들의 금빛 행보를 기대해보자.

한경닷컷 박병성 인턴기자(한양대 영문 3년) lop2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