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콘텐츠를 보유한 곳은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다. 이들은 TV를 통한 콘텐츠 유통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지금까지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한 다시보기(VOD)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콘텐츠 활용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통신사나 케이블TV 업체들이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를 활용해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할 뿐 이들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았다. 최근 들어 다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손잡고 N스크린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로 한 것. 가장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다른 업체들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무제한 VOD 서비스도 제공

지상파 방송사들이 직접 제공하는 유일한 N스크린 서비스가 바로 ‘POOQ(푹)’이다. 지난해 10월 MBC와 SBS의 합작사 ‘콘텐츠연합플랫폼’이 만든 N스크린 서비스다. 그동안은 무료 시범 서비스 기간으로 MBC와 SBS의 일부 채널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푹 서비스의 유료화 전환을 발표했다. 8월 한 달 동안 무료 체험 기간을 거쳐 9월부터 전면 유료화된다.

유료 서비스 전환과 함께 KBS, EBS 등 그동안 참여하지 않았던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의 방송도 볼 수 있게 됐다. 실시간 채널은 지상파와 지상파 계열 채널 30여개로 구성된다. 앞으로 케이블TV 사업자인 티브로드와 씨앤앰의 자체 채널도 공급할 방침이다. 실시간 시청은 물론 다시보기 서비스도 확대됐다. 현재 보유한 2만여편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연말까지 25만편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푹의 실시간 시청 상품은 자동결제를 할 경우 월 2900원(일반 결제 3900원) 수준이다. VOD 무제한 상품은 월 8900원(일반 결제 9900원)이며 실시간 채널과 VOD 무제한을 결합한 풀 패키지 상품은 한 달에 9900원(일반 결제 1만1900원)이다. 연말까지는 프로모션 기간으로 자동결제를 할 경우 VOD 패키지를 월 3900원에, 풀 패키지 상품을 월 4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해외 진출 계획도

푹은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에서 하나의 이용자 ID로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에서 ‘푹’ 앱을 내려받으면 된다. 안드로이드 앱에 이어 아이폰, 아이패드 호환 앱도 나왔다. TV용 앱은 개발 중이다. TV에선 실시간 채널 없이 VOD만 제공한다는 것이 콘텐츠연합플랫폼의 설명이다.

이들은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푹은 IP 차단과 콘텐츠 판권 문제 등의 이유로 해외 이용자에게 서비스할 수 없었다. 국내 사업 성적에 따라 해외 유통업체를 통해 별도 앱을 만들어 국내 콘텐츠를 퍼뜨릴 수 있는 방법 등이 제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N스크린 서비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유사한 서비스인 CJ헬로비전의 ‘티빙’, 현대HCN과 판도라TV가 공동 운영하는 ‘에브리온TV’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상술 콘텐츠연합플랫폼 이사는 “지상파 방송 4개사가 모이면 그 자체로 한류”라며 “푹은 인터넷 기반의 N스크린 서비스로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한류를 알리는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