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은 나의 전부…2·3등 많이 했지만 1등은 처음"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김지연(24·익산시청)은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라며 짜릿한 기쁨을 전했다.

김지연은 1일(현지시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펜싱 여자 사브르 결승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인터뷰에서 얼굴 가득 환한 웃음을 지으며 소감을 전했다.

그는 목에 건 금메달을 만지작거리며 "이러고 있어도 실감이 안 난다"며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32강부터 계속 '이겨놓고 가자'는 생각으로만 계속 뛰었다"며 "다른 국제 대회에서 2, 3등은 많이 했지만 1등은 처음이다. 원래 쉽게 포기하는 편인데 오늘은 정말 포기하기 싫었다"고 고백했다.

김지연은 이번 올림픽의 최대 고비로 세계랭킹 1위 마리엘 자구니스(미국)와 맞붙었던 준결승전을 꼽았다. 이 경기에서 그는 3-9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기적같은 연속 포인트를 뽑아낸 끝에 15-13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김지연은 "원래는 이기고 있다가 따라잡혀서 역전당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렇게 이기고 나니 '미쳤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웃었다.

이번 대회 펜싱에서 오심이 많았던 데 대해 "그렇기 때문에 오심의 여지를 두지 않으려 더 악착같이 뛰었다"고 밝혔다.

김지연은 중학교 1학년 때 플뢰레 선수로 펜싱을 시작했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사브르로 종목을 옮긴 이야기를 할 때 "(찌르기만 하기보다는) 마구 '후려치는' 것이 더 재미있겠다 싶어서 했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에 빠뜨렸다.

또 자신의 장점이 빠른 발이라고 설명하면서 학창 시절 별명이 '발발이'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지연은 "펜싱은 나의 전부"라며 "칼을 잡고 있으면 자꾸 휘두르고 싶어진다"고 자신의 종목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한경닷컴 뉴스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