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불러모았던 각국의 중앙은행 회의가 원론적인 입장 확인에 그치면서 다음주 증시는 다시 박스권에 갖힐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3일 증시전문가들은 다음주 코스피지수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상단도 제한될 전망이라며 업종 순환매에 대비해 낙폭과대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은 시기의 문제이지 실시 여부가 문제는 아니다"라며 "8, 9월에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밑돌 확률이 없진 않지만 하회하더라도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증시가 일시적으로 낙폭을 키운다면 대형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번주에 주목할 만한 이슈는 중국의 경제지표"라며 오는 10일에 발표되는 중국의 7월 무역수지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중국 무역수지는 수입액이 줄어들어 생기는 불황형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중국의 수입이 계속 줄어든다면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ECB 실망감에 다음주 증시 상단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후 증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벤트는 이달 말에 예정된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잭슨홀 미팅 정도라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ECB가 국채 매입의 뜻을 시사했고 기관이나 연기금이 계속 정보기술(IT)주들을 사고 있어 1780선을 지지선으로 하방은 단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애플의 실적이 예상을 밑돌았다는 것은 한국 IT기업들에게 시장 상황이 유리하게 바뀌었다는 의미"라며 "IT업종을 저가 매수 할 것"을 권했다.

또 "하단이 높아진 박스권이라고 본다면 낙폭과대주가 순환매를 타면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조선, 건설 등 산업재를 투자 업종으로 꼽았다. 다만 위험을 줄이는 차원에서 내수주, 경기방어주들도 함께 매매하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