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박지성 유니폼 든 이 남자, 함박웃음 짓는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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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또스포츠 국내 전개 '총 책임자'… 이광우 스타일러스(주) 사장
-나를 웃게 만드는 '캡틴' 박지성… QPR 유니폼 주문 '폭발적' 반응
"이탈리아 본사도 예상을 하지 못했던 상황이었죠. 박지성 선수 이적 덕분에 대박났네요(웃음)."
지난 7월 초 박지성(31)이 이적했다. 이적한 팀은 이름도 생소한 퀸즈파크레인저스(이하 QPR). 팬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난 박지성을 아쉬워했지만 그의 도전에 응원을 보냈다.
새로운 '박지성 효과'에 로또를 맞은 기업이 있다. QPR의 용품을 후원 하고 있는 로또스포츠다. 이탈리아 로또스포츠의 국내 마케팅을 전담하고 있는 이광우 스타일러스 사장(58·사진)은 "박지성 유니폼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고 신규 대리점 개설 문의도 1개월째 끊이지 않고 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나를 웃게 만드는 '박지성' 그리고 '박지성 효과'
경상도 사내의 의연함일까. 이 사장은 박지성 이적 발표 당시 소감에 대해 "담담했다"고 전했다. 지난 27년간 스포츠 의류와 용품에 잔뼈가 굵은 그에게도 '캡틴 박'의 이적은 쉽게 흥분이 가라앉지 않을 법한 횡재였음은 의심할 나위 없다.
가장 빠른 효과는 역시 온라인에서 나타났다.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박지성 QPR 유니폼' 검색어가 상위에 랭크됐고 이적 이후에도 'QPR'과 '로또스포츠'는 짧은 순간 클릭수 50만 번 이상을 상회했을 정도였다. 예기치 못한 행운으로 '비상근무'도 경험했다. 지난달 7일 QPR측의 기습적인 기자회견이 있었던 몇 시간 뒤부터 홈페이지는 방문자수가 폭주하면서 서버가 다운된 것. 서버 용량을 10배 이상 늘리고서야 겨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당장 박지성의 QPR '7번'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주문이 쏟아졌다. 평소보다 3배 이상 늘어난 대리점 개설 문의도 이 사장을 웃음짓게 만드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특히 '박지성 효과'의 장기적 수익성을 내다보고 신규 대리점을 개설 할 수 있냐는 창업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캡틴 박'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이 사장은 "의류업계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직접 매장을 찾아 제품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도 눈에 띄게 늘었다" 며 "일부 매장에선 지난 한달 200% 이상의 매출 신장을 본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로또스포츠는 올 초부터 전국 대리점 네트워킹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론칭 10주년을 맞아 지방 대리점과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전국 90개인 대리점 숫자도 연말까지 15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박지성 효과'까지 더해진 마당에 무서울 게 없다는 게 이 사장의 생각이다.
◆무역·제조·브랜드 전개까지… 27년간 '도전'으로 채득한 성공 노하우
이광우 사장은 무역통이다. 대학에서 섬유공학을 전공했고 졸업과 동시에 대기업(삼성물산)에 입사해 무역 업무를 시작했다. 소위 잘나가던 샐러리맨이었던 그가 사업에 대한 꿈을 키운 것은 '나만의 일을 해보고 싶다'는 도전의식 때문이었다. 6~7년의 직장생활 하다 보니 '앞길이 뻔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사장은 어차피 인생의 꿈을 키우고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 이라면 "내 일에 도전 하겠다"는 판단이 앞섰다고 회고했다. 젊기 때문에 무서울 게 없었다는 것. 1985년, 그는 번듯한 직장을 뒤로 하고 창업에 도전했다. 섬유와 의류 수출·입을 전문으로 하는 '제우통상'을 설립했다. 스타일러스의 전신인 셈이다. 그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990년대,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미얀마에 제조공장을 설립하며 제조업까지 발을 넓혔다.
섬유, 무역, 제조까지 두루 섭렵한 그는 2002년 제우통상의 이름을 스타일러스로 바꾸고 브랜드 마케팅의 '꽃' 이라 할 수 있는 패션브랜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나눔로또(옛 로또)복권'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브랜드 포지셔닝에 낭패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고비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늘 '정도를 걷자'는 원칙을 떠올렸다. 전 직원이 합심해 마케팅에 매진한 결과 질 좋은 제품이 입 소문을 타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로또스포츠가 국내에 소개된 지 벌써 10년. 첫 해 연 매출 50억 원이던 회사는 300억 원 이상 규모로 성장했다. 올 한해 꼭 이루고 싶은 이 사장의 목표는 무엇일까.
이 사장은 "시스템을 갖춘 회사"를 강조했다. 사장 없이도 자발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 브랜드 사업의 핵심은 직원들의 '주인의식'에 달려있다는 게 이 사장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그는 "벌써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며 "직원들을 믿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사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직원들에게 일일이 안부를 전했다. 형식적인 인사말이 아니었다. 이 사장은 "시골 촌놈이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 건 직원들 때문" 이라며 "언젠가는 직원들이 이끌고 갈 회사인데 잘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로또스포츠(Lotto Sport)는
1973년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스포츠 브랜드로 '축구장'과 '테니스 코트'를 형상화한 심볼 마크가 상징이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90여 개국에 진출 중이며 1999년 6월 새로운 대표이사(Andrea Tomat)의 취임을 계기로 축구를 중심으로 한 과감한 기술투자로 세계 최초로 끈 없는 축구화(ZHERO GRAVITY)를 개발,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hknews@hankyung.com
-나를 웃게 만드는 '캡틴' 박지성… QPR 유니폼 주문 '폭발적' 반응
"이탈리아 본사도 예상을 하지 못했던 상황이었죠. 박지성 선수 이적 덕분에 대박났네요(웃음)."
지난 7월 초 박지성(31)이 이적했다. 이적한 팀은 이름도 생소한 퀸즈파크레인저스(이하 QPR). 팬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난 박지성을 아쉬워했지만 그의 도전에 응원을 보냈다.
새로운 '박지성 효과'에 로또를 맞은 기업이 있다. QPR의 용품을 후원 하고 있는 로또스포츠다. 이탈리아 로또스포츠의 국내 마케팅을 전담하고 있는 이광우 스타일러스 사장(58·사진)은 "박지성 유니폼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고 신규 대리점 개설 문의도 1개월째 끊이지 않고 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나를 웃게 만드는 '박지성' 그리고 '박지성 효과'
경상도 사내의 의연함일까. 이 사장은 박지성 이적 발표 당시 소감에 대해 "담담했다"고 전했다. 지난 27년간 스포츠 의류와 용품에 잔뼈가 굵은 그에게도 '캡틴 박'의 이적은 쉽게 흥분이 가라앉지 않을 법한 횡재였음은 의심할 나위 없다.
가장 빠른 효과는 역시 온라인에서 나타났다.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박지성 QPR 유니폼' 검색어가 상위에 랭크됐고 이적 이후에도 'QPR'과 '로또스포츠'는 짧은 순간 클릭수 50만 번 이상을 상회했을 정도였다. 예기치 못한 행운으로 '비상근무'도 경험했다. 지난달 7일 QPR측의 기습적인 기자회견이 있었던 몇 시간 뒤부터 홈페이지는 방문자수가 폭주하면서 서버가 다운된 것. 서버 용량을 10배 이상 늘리고서야 겨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당장 박지성의 QPR '7번'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주문이 쏟아졌다. 평소보다 3배 이상 늘어난 대리점 개설 문의도 이 사장을 웃음짓게 만드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특히 '박지성 효과'의 장기적 수익성을 내다보고 신규 대리점을 개설 할 수 있냐는 창업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캡틴 박'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이 사장은 "의류업계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직접 매장을 찾아 제품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도 눈에 띄게 늘었다" 며 "일부 매장에선 지난 한달 200% 이상의 매출 신장을 본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로또스포츠는 올 초부터 전국 대리점 네트워킹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론칭 10주년을 맞아 지방 대리점과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전국 90개인 대리점 숫자도 연말까지 15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박지성 효과'까지 더해진 마당에 무서울 게 없다는 게 이 사장의 생각이다.
◆무역·제조·브랜드 전개까지… 27년간 '도전'으로 채득한 성공 노하우
이광우 사장은 무역통이다. 대학에서 섬유공학을 전공했고 졸업과 동시에 대기업(삼성물산)에 입사해 무역 업무를 시작했다. 소위 잘나가던 샐러리맨이었던 그가 사업에 대한 꿈을 키운 것은 '나만의 일을 해보고 싶다'는 도전의식 때문이었다. 6~7년의 직장생활 하다 보니 '앞길이 뻔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사장은 어차피 인생의 꿈을 키우고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 이라면 "내 일에 도전 하겠다"는 판단이 앞섰다고 회고했다. 젊기 때문에 무서울 게 없었다는 것. 1985년, 그는 번듯한 직장을 뒤로 하고 창업에 도전했다. 섬유와 의류 수출·입을 전문으로 하는 '제우통상'을 설립했다. 스타일러스의 전신인 셈이다. 그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990년대,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미얀마에 제조공장을 설립하며 제조업까지 발을 넓혔다.
섬유, 무역, 제조까지 두루 섭렵한 그는 2002년 제우통상의 이름을 스타일러스로 바꾸고 브랜드 마케팅의 '꽃' 이라 할 수 있는 패션브랜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나눔로또(옛 로또)복권'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브랜드 포지셔닝에 낭패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고비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늘 '정도를 걷자'는 원칙을 떠올렸다. 전 직원이 합심해 마케팅에 매진한 결과 질 좋은 제품이 입 소문을 타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로또스포츠가 국내에 소개된 지 벌써 10년. 첫 해 연 매출 50억 원이던 회사는 300억 원 이상 규모로 성장했다. 올 한해 꼭 이루고 싶은 이 사장의 목표는 무엇일까.
이 사장은 "시스템을 갖춘 회사"를 강조했다. 사장 없이도 자발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 브랜드 사업의 핵심은 직원들의 '주인의식'에 달려있다는 게 이 사장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그는 "벌써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며 "직원들을 믿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사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직원들에게 일일이 안부를 전했다. 형식적인 인사말이 아니었다. 이 사장은 "시골 촌놈이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 건 직원들 때문" 이라며 "언젠가는 직원들이 이끌고 갈 회사인데 잘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로또스포츠(Lotto Sport)는
1973년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스포츠 브랜드로 '축구장'과 '테니스 코트'를 형상화한 심볼 마크가 상징이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90여 개국에 진출 중이며 1999년 6월 새로운 대표이사(Andrea Tomat)의 취임을 계기로 축구를 중심으로 한 과감한 기술투자로 세계 최초로 끈 없는 축구화(ZHERO GRAVITY)를 개발,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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