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짱 토론] 성장률 급락…디플레 우려 커져…지금 편성해야 4분기 위기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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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 한상완 현대경제硏 산업연구본부장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때가 왔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 경기가 너무나 빠른 속도로 하강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2.4%까지 급락했다. 이런 추세라면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률이 떨어져 어쩌면 2% 초중반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기라고 할 정도의 성장률이다. 세계 경제가 너무나 무기력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근원인 유럽은 재정위기로 인해 정부의 경기 부양 여력이 전혀 없다. 따라서 경기를 돌려놓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던 미국 경기는 지난 2분기를 기점으로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모습이다. 경제성장률은 2011년 4분기 3.0%에서 지난 2분기 1.5%까지 추락했다. 신규 일자리 수가 15만개 내외에서 7만~8만개로 반토막 났고, 실업률은 마의 8% 벽에 가로막혀 꼼짝 못하고 있다. 중국 경제도 줄곧 9%를 넘던 성장률이 7.6%까지 하락하면서 경착륙의 트랙으로 들어가고 있다. 상반기에 이미 감소세(-1.5%)로 돌아선 대중국 수출증가율이 하반기에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내수, 경기조절 능력 이미 상실…美 ·中 등 세계경제도 무기력
이와 같은 경기 여건을 반영하듯이 우리의 7월 수출은 이미 8.8% 감소세로 돌아섰다. 8월에도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둘째, 내수의 경기 조절 능력도 상실된 상태다. 지금 우리 내수는 그 역할을 수행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당시 수요 측 버블이 터지면서 전 세계가 부족한 유효수요를 살리려고 애를 쓴 반면 우리는 공급주의 경제정책을 써왔다. 기업에 유리한 조세 및 규제 환경을 제공한 공급주의 경제정책은 우리 가계의 소비 여력 약화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고환율과 과도한 통화 팽창은 절대적인 물가수준을 높였고 그것은 우리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 저금리의 장기화로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육박하고 있고 이것은 다시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건설투자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이미 힘들어졌고, 그동안 증가세를 보이던 설비투자도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세로 돌아섰다.
셋째, 디플레이션 우려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물가가 하락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 국제 원자재가가 하락해 공급발 물가 압력이 줄어들고, 내·외수 동반 침체로 인해 수요 측 물가 압력도 크게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줄곧 2%대에 머물던 물가상승률이 7월에는 1.5%까지 떨어졌다. 1.5%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라면 디플레이션을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다. 자칫 자산가격 디플레이션과 맞물리게 되면 가계부채 부실화로 연결되고, 우리 경제도 일본처럼 장기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넷째, 유럽 문제가 올해 연말쯤이면 위기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다. 지금 유럽 문제의 핵심은 스페인이 전면적인 국가부도 사태를 맞을 것인지와 그것이 이탈리아까지 확산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문제는 양국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이외에 본질적인 해법이 없다. 그럼에도 이들은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의사가 없는 듯하다. 결국 구제금융으로 가는 수순 외에는 답이 없다.
일각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나 독일이 결국 해결사로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그들도 뾰족한 수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유럽에서 건실한 나라는 독일밖에 없고 실체가 없는 ECB는 구제금융 재원을 결국 독일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제 아무리 건실한 독일이라도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모두 구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올해 4분기쯤에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돌발 악재가 터질 가능성이 점점 더 고조돼 가고 있다.
다섯째,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처럼 돼가고 있다.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부실화될 징후를 보이고 있다. 이자상환비율과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다. 담보가치인정비율(LTV) 50%를 초과해 상환 대상이 되는 부채도 이미 44조원에 달한다. 오죽하면 신용대출로 연장하는 것을 검토할까. 지금 우리 가계부채 증가 원인을 보면 이미 작년부터 생활자금 용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생활자금 용도로 대출을 늘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더 이상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추경과 같은 가계의 소득 보전 정책을 조속히 펼치지 않으면 가계부채가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8조 재정확대만으론 부족…GDP의 1.5~2%규모 필요
이 정도면 추경을 편성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성장률 급락과 디플레이션 조짐, 가계부채 부실화 위험성, 유럽에서의 돌발 상황 가능성 중 어느 한 가지만으로도 국가재정법 제89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추경 편성의 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금리는 이미 연 3%까지 낮아져 추가적인 인하 여력이 크지 않고, 또 비상 상황에 대비해서 남은 쿠션이라도 아껴둬야 한다. 따라서 지금 기댈 곳이라고는 추경 편성이 유일하다.
문제는 추경의 양과 시기이다. 먼저 양과 관련해서 정부는 재정 투자 증액과 집행률 제고로 8조5000억원을 보강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마도 올해의 대선 정국에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도 어려운 추경안을 추진하느니 정부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선에서 마무리하려는 속셈일 것이다.
그러나 8조5000억원은 우리 국내총생산(GDP)의 0.7%에 불과하다. 지난 서브프라임 위기 당시 추경 금액은 2008년 말과 2009년을 합해 3.1%에 달했다.(2008년 0.4%, 2009년 2.7%) 지금의 경기 상황은 서브프라임 사태 때에 못지않다. 0.7%의 재정 보강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판단된다.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1.5~2.0% 정도는 필요하다고 본다.
시기와 관련해서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어차피 올해 4분기가 가장 어려운 여건이 될 것이라고 보면 지금부터 추경을 편성해야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을 다 써버린 상태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연말에는 아무런 정책 수단이 남지 않는다. 국회를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예산 8조5000억원은 오히려 연말 비상 상황을 대비해 남겨놓고 추경을 편성해서 위기를 돌파하는 것이 바람직한 수순이다.
한상완 < 현대경제硏 산업연구본부장 >
△연세대 행정학과 △뉴욕시립대학교 경제학 박사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
첫째, 경기가 너무나 빠른 속도로 하강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2.4%까지 급락했다. 이런 추세라면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률이 떨어져 어쩌면 2% 초중반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기라고 할 정도의 성장률이다. 세계 경제가 너무나 무기력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근원인 유럽은 재정위기로 인해 정부의 경기 부양 여력이 전혀 없다. 따라서 경기를 돌려놓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던 미국 경기는 지난 2분기를 기점으로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모습이다. 경제성장률은 2011년 4분기 3.0%에서 지난 2분기 1.5%까지 추락했다. 신규 일자리 수가 15만개 내외에서 7만~8만개로 반토막 났고, 실업률은 마의 8% 벽에 가로막혀 꼼짝 못하고 있다. 중국 경제도 줄곧 9%를 넘던 성장률이 7.6%까지 하락하면서 경착륙의 트랙으로 들어가고 있다. 상반기에 이미 감소세(-1.5%)로 돌아선 대중국 수출증가율이 하반기에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내수, 경기조절 능력 이미 상실…美 ·中 등 세계경제도 무기력
이와 같은 경기 여건을 반영하듯이 우리의 7월 수출은 이미 8.8% 감소세로 돌아섰다. 8월에도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둘째, 내수의 경기 조절 능력도 상실된 상태다. 지금 우리 내수는 그 역할을 수행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당시 수요 측 버블이 터지면서 전 세계가 부족한 유효수요를 살리려고 애를 쓴 반면 우리는 공급주의 경제정책을 써왔다. 기업에 유리한 조세 및 규제 환경을 제공한 공급주의 경제정책은 우리 가계의 소비 여력 약화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고환율과 과도한 통화 팽창은 절대적인 물가수준을 높였고 그것은 우리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 저금리의 장기화로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육박하고 있고 이것은 다시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건설투자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이미 힘들어졌고, 그동안 증가세를 보이던 설비투자도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세로 돌아섰다.
셋째, 디플레이션 우려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물가가 하락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 국제 원자재가가 하락해 공급발 물가 압력이 줄어들고, 내·외수 동반 침체로 인해 수요 측 물가 압력도 크게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줄곧 2%대에 머물던 물가상승률이 7월에는 1.5%까지 떨어졌다. 1.5%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라면 디플레이션을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다. 자칫 자산가격 디플레이션과 맞물리게 되면 가계부채 부실화로 연결되고, 우리 경제도 일본처럼 장기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넷째, 유럽 문제가 올해 연말쯤이면 위기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다. 지금 유럽 문제의 핵심은 스페인이 전면적인 국가부도 사태를 맞을 것인지와 그것이 이탈리아까지 확산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문제는 양국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이외에 본질적인 해법이 없다. 그럼에도 이들은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의사가 없는 듯하다. 결국 구제금융으로 가는 수순 외에는 답이 없다.
일각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나 독일이 결국 해결사로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그들도 뾰족한 수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유럽에서 건실한 나라는 독일밖에 없고 실체가 없는 ECB는 구제금융 재원을 결국 독일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제 아무리 건실한 독일이라도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모두 구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올해 4분기쯤에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돌발 악재가 터질 가능성이 점점 더 고조돼 가고 있다.
다섯째,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처럼 돼가고 있다.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부실화될 징후를 보이고 있다. 이자상환비율과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다. 담보가치인정비율(LTV) 50%를 초과해 상환 대상이 되는 부채도 이미 44조원에 달한다. 오죽하면 신용대출로 연장하는 것을 검토할까. 지금 우리 가계부채 증가 원인을 보면 이미 작년부터 생활자금 용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생활자금 용도로 대출을 늘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더 이상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추경과 같은 가계의 소득 보전 정책을 조속히 펼치지 않으면 가계부채가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8조 재정확대만으론 부족…GDP의 1.5~2%규모 필요
이 정도면 추경을 편성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성장률 급락과 디플레이션 조짐, 가계부채 부실화 위험성, 유럽에서의 돌발 상황 가능성 중 어느 한 가지만으로도 국가재정법 제89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추경 편성의 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금리는 이미 연 3%까지 낮아져 추가적인 인하 여력이 크지 않고, 또 비상 상황에 대비해서 남은 쿠션이라도 아껴둬야 한다. 따라서 지금 기댈 곳이라고는 추경 편성이 유일하다.
문제는 추경의 양과 시기이다. 먼저 양과 관련해서 정부는 재정 투자 증액과 집행률 제고로 8조5000억원을 보강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마도 올해의 대선 정국에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도 어려운 추경안을 추진하느니 정부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선에서 마무리하려는 속셈일 것이다.
그러나 8조5000억원은 우리 국내총생산(GDP)의 0.7%에 불과하다. 지난 서브프라임 위기 당시 추경 금액은 2008년 말과 2009년을 합해 3.1%에 달했다.(2008년 0.4%, 2009년 2.7%) 지금의 경기 상황은 서브프라임 사태 때에 못지않다. 0.7%의 재정 보강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판단된다.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1.5~2.0% 정도는 필요하다고 본다.
시기와 관련해서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어차피 올해 4분기가 가장 어려운 여건이 될 것이라고 보면 지금부터 추경을 편성해야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을 다 써버린 상태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연말에는 아무런 정책 수단이 남지 않는다. 국회를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예산 8조5000억원은 오히려 연말 비상 상황을 대비해 남겨놓고 추경을 편성해서 위기를 돌파하는 것이 바람직한 수순이다.
한상완 < 현대경제硏 산업연구본부장 >
△연세대 행정학과 △뉴욕시립대학교 경제학 박사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