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에 출전 중인 우리 선수들의 선전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응원 열기가 고조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도 잇따른다. 심판이나 상대 선수들에 대한 소위 온라인상 ‘신상털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인신공격 등이 그것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유난히 우리 선수들에 대한 오심 논란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수영의 박태환 선수가 부정 출발로 결승진출이 좌절됐다가 번복된 것을 비롯 유도 조준호, 펜싱 신아람 선수가 모두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분루를 삼켰다.

소식을 접한 국민들 대부분이 안타깝고 억울한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관련된 심판과 상대 선수에게 무차별적인 사이버 공격을 가해 분을 푼다는 것은 안될 일이다. 신아람의 상대 선수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은 한국 누리꾼들의 거센 공격에 페이스북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누리꾼들이 그의 페이스북에 “비겁하게 이기니 좋으냐” “부끄러워해라 나치의 후손들아” 같은 비아냥성 글과 욕설을 남긴 직후였다. SNS에는 심지어 그의 과거 누드사진까지 나돌았다. 이 경기 심판에게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앞서 누리꾼들은 우리 축구대표팀 박주영의 옐로카드를 유도한 스위스 미첼 모르가넬라 선수 페이스북에도 비난과 욕설을 남겼다. 이 일로 그는 트위터에 “한국인을 때리고 싶다”는 글을 남겼고 이것이 문제가 돼 결국 팀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온라인상 신상털기와 마녀사냥식 비난 글이 문제가 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국내 유명 연예인이 자살한 사건도 있었다. 익명 뒤에 숨은 이런 집단 광기와 응어리진 분노가 올림픽을 계기로 외국인들까지 겨냥하고 있다. 이런 식의 비뚤어진 애국심은 국가망신이요, 사이버테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출전 중인 우리 선수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게 뻔하다. 메달 순위뿐 아니라 응원 문화도 끌어올려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