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본사가 지난 4월 서울 대치동에서 상일동으로 이전하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삼성과 협력사 임직원 등 9000여명이 함께 옮겨왔기 때문이다.

주변 식당들의 매출이 두 배가량 뛰었고 상권이 활성화되자 상가 권리금과 월 임대료도 오르고 있다. 올해 초 5000만~8000만원 정도에 형성돼 있었던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건너편 1층 상가(실제면적 46.2㎡ 기준)의 권리금은 최근 1억~1억2000만원으로 뛰어올랐다. 자동차 공업사 등이 있던 자리에 음식점, 커피숍, 휴대폰 판매점 등이 새로 문을 열고 성업 중이다. 최광선 삼성공인 대표는 “상가를 사려는 사람은 많지만 상가 주인에게 ‘제발 팔아달라’고 사정해도 꿈쩍하지 않는다”고 3일 전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인근 아파트 전셋값도 강세다. 시간이 지날수록 본사 인근으로 이사하려는 직원이 늘고 있다. 지난해 7월 2억5000만원 선이던 상일동 고덕리엔파크 3단지 84㎡의 전셋값은 최근 3억원까지 뛰어올랐다.

고덕 아이파크 84㎡와 59㎡형의 전세금도 올해 초에 비해 1000만~2000만원 상승했다. 양원규 LBA실로암공인 대표는 “비수기인데도 집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하다”며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데도 전세 물건이 몇 개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상일동 일대 부동산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들어선 제1첨단업무단지에 세스코, 한국종합기계, 세종텔레콤 등 9개 업체가 2014년까지 차례로 입주할 예정이다. 이들 업체에는 6000여명의 임직원이 종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천호대로 남쪽 약 9만㎡ 규모의 그린벨트 지역(제2첨단업무단지)이 엔지니어링 복합단지로 조성될 계획이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제2첨단업무단지에 총 629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200여개 업체, 1만6000여명의 종사자가 근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