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 때문인가? 눈썹 ‘문신’을 한 뒤론 되는 일이 없네.”

‘공천 헌금 수수의혹’을 받고 있는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사진)가 최근 측근들에게 답답함을 토로하며 한 얘기다. 검찰은 3일 현영희 의원 측으로부터 홍 전 대표에게 2000만원이 건너갔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홍 전 대표는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는 대표직을 수행하던 지난 가을 평소 친분이 있던 의사를 직접 집으로 불러 눈썹 문신 시술을 받았다. 눈썹 숱이 부족해 ‘약해 보인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당시 대표 취임 이후 언론 노출이 잦아지면서 강하면서도 신뢰감 있는 인상이 필요했다. 시술 후 “인기게임의 캐릭터와 닮았다”며 ‘홍그리버드’라는 별명이 붙어 젊은층의 호감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눈썹이 짙어진 이후 공교롭게도 일이 계속 꼬였다. ‘디도스 공격’ 사건으로 대표직에서 5개월 만에 물러났다. 4·11 총선 땐 공천을 신청하지 않은 채 당에 자신의 거취를 일임했고, 당은 결정을 질질 끌어 그의 피를 말렸다. 뒤늦게 동대문을 지역 전략공천이 확정돼 백방으로 뛰었으나 결국 고배를 마셨다.

이번 공천 헌금 수수의혹 사건으로 그의 이름을 건 시사토크 프로그램 방송도 연기됐다. 홍 전 대표는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출연 보류 의사를 밝혔다. 현안에 대해 ‘홍준표식 논평’을 내놓는 형식으로 첫 회 손님은 김문수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였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