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6일 오전 6시21분

LG전자가 회사채 발행을 위해 대표 주관사를 선정하고도 세 달 가까이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지난 5월 우리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이달까지도 회사채 만기와 금액, 발행 일정, 인수단 구성 등 구체적인 조건을 확정하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작년까지 자금 조달을 위해 적극적으로 채권시장을 활용해 왔다. 작년 말 1조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이후에는 채권시장에서 모습을 감췄다. 올 들어서는 단 한 차례도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올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는 모두 자체자금으로 갚았다.

LG전자가 3개월여 동안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지 않고 있는 것은 수요예측 제도의 파행 운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관사 선정을 위한 증권사 간 과도한 경쟁으로 지나치게 낮은 공모 희망금리가 제시되면서 기관투자가들이 회사채 수요예측을 외면하고 있다.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매각 물량이 발생하고 기관투자가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는 사례가 속출했다.

LG전자는 회사채 수요예측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평판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10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LG전자의 신용등급을 B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한 상황이라 더욱 그랬다.

LG전자는 기관투자가의 회사채 수요예측 참여가 활발해졌다는 판단이 들면 발행 작업을 재개할 전망이다. 회사채 발행 규모는 2000억~3000억원으로 알려졌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