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리오시티의 화성 착륙 성공으로 미국 전역이 환호성을 지른 것은 탐사선의 화성 도전 성공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1960년 옛 소련이 화성 탐사선 ‘마르스 1M’을 띄운 이후 큐리오시티 이전까지 41번이나 화성의 문을 두드렸지만 성공한 것은 20번에 그쳤다. 성공률이 저조한 것은 지구에서 화성까지 약 2억5000만㎞를 6~8개월 가까이 운항하는 대장정이 쉽지 않은 데다 화성 궤도에 도착하더라도 착륙에 성공하기는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화성의 대기권을 뚫고 착륙하려면 섭씨 2100도까지 올라가는 마찰열을 견뎌야 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큐리오시티 이전에도 무인 탐사로봇을 여러 차례 화성에 보냈다. 1997년에는 1세대 로봇인 소저너를, 2004년에는 2세대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를 보냈다. 착륙 직후 통신이 두절된 스피릿과 달리 오퍼튜니티는 당초 예상했던 임무 수행기간(3개월)의 30배가 넘는 지금까지도 화성을 탐사하고 있다.

탐사 로봇들의 주 역할은 과거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화성은 중력이 지구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대기의 대부분은 이산화탄소다. 산화철이 주성분인 붉은 먼지가 대지를 휩쓰는 황량한 곳이어서 현재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화성이 과거에는 생명체가 살 만했던 곳인지, 생명체가 사라졌다면 어떤 변화가 생긴 것인지 연구할 단서를 확보하는 게 큐리오시티의 주 목적이다. 미국은 로봇 탐사를 토대로 2030년께 화성에 유인 우주선을 보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캡슐형 유인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융합기술실장은 “미국은 화성의 흙을 직접 떠내 지구로 가져오는 프로젝트까지 준비하고 있다”며 “화성 토양에서 생물체 존재를 확인해줄 화석 등이 확인된다면 화성 유인우주선 프로젝트가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