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20ㆍ한국체대) 선수가 1억원의 포상금을 받게될 전망이다.

정동화 대한체조협회장(61ㆍ포스코건설 부회장)이 지난 1월 ‘체조인의 밤’ 축사에서 “대한민국 사상 최초의 체조 금메달리스트에게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에 따른 것이다.

7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 결승전에서 양학선 선수가 1차 시기 자신의 이름을 딴 7.4점의 '양1' 기술을 시도한 데 이어 2차 시기 난도 7.0점의 '스카라 트리플'을 완벽한 착지로 마무리, 합계 16.533점을 기록하며 압도적 실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한국체조가 1960년 로마올림픽에 참가한 이후, 52년만에 따낸 첫 금메달이었다. 비인기 종목이었던 체조가 이 같은 결실을 맺게 된 데는 정 회장의 남다른 열정과 포스코건설의 전폭적인 후원이 크게 작용했다.


2010년 대한체조협회장으로 취임한 정 회장은 ‘건설 CEO’다운 특유의 과감한 결단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7월 고양에서 열린 ‘코리아컵 고양 국제체조대회’가 대표적이다. 국제대회를 안방에서 개최함으로써 양학선 등 체조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한국체조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AGU(아시아 체조연맹) 집행위원회를 인천에서 개최하면서 집행위원들에게 한국체조에 대한 새로운 인상을 심어줬다. 포스코건설이 2004년 창단한 남자체조팀의 지원을 더욱 강화하는 등 한국체조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7월에는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막판 구슬땀을 흘리는 체조선수단에게 격려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국체조는 故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1985년 대한체조협회 회장사를 자청하면서 포스코와 인연을 맺었다. 이어 1995년 포스코건설이 후원사의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포스코패밀리는 1985년 회장사를 맡은 이래, 27년간 약 130억원을 지원하며 한국체조가 꾸준히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포스코건설은 2006년부터는 체조협회지원금을 연간 7억원으로 늘려 선수들이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될성부른 떡잎 찾기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체조 꿈나무들은 포스코교육재단이 주최하는 전국 초·중학교 체조대회를 통해 발굴돼왔다. 학교법인이 개최하는 국내 유일의 전국대회인 이 대회를 통해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수면,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유원철 등이 스타로 탄생했다. 포스코교육재단은 포철서초, 포철중, 포철고 등 3개 학교에 남녀 체조부를 두고 김수면, 이장형, 박지영, 유한솔 등 국가대표 체조선수의 산파 역할을 해왔다.

한편 대한체조협회는 후원사의 적극적인 지원과 도움 아래 한국체조의 발전과 위상제고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각종 국내대회를 활성화해 선수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넓혀왔으며, 유능한 감독과 코치들을 영입해 선진 체조기술 획득은 물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매진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한국체조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박종훈 선수가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함으로써 메달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1992년 유옥렬 선수가 동메달(도마)을,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여홍철 선수가 은메달(도마)을 추가했다.

이어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이주형 선수가 은메달(평행봉)과 동메달(철봉)을 획득하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김대은 선수와 양태영 선수가 개인종합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유원철 선수가 은메달(평행봉)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제 양학선 선수가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도마)을 따냄으로써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4개를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정동화 한국체조협회장은 “한국은 유럽, 중국과 더불어 체조강국으로 평가 받아 왔지만 아쉽게도 올림픽에선 빛을 보지 못했다”며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따낸 첫 금메달을 시작으로 오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한국체조의 위상을 전세계에 떨칠 수 있도록 준비하자”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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