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 달성 여부는 4개의 금메달을 두고 한 판 승부를 벌이는 '태권전사'들의 발끝에서 결정된다.

한국 태권도 대표팀은 남자 58㎏급 이대훈(20·용인대), 남자 80㎏ 이상급 차동민(26·한국가스공사), 여자 67㎏급 황경선(26·고양시청), 여자 67㎏ 이상급 이인종(30·삼성에스원) 등 4명의 태권전사를 출전시킨다.

'전자호구의 신' 이대훈은 4명의 선수 중 가장 빠른 8일 오후 7시15분 16강전을 시작으로 금빛항해를 시작한다. 순항한다면 9일 오전 6시30분에 결승전을 치른다.

8강전은 30살의 노장 타미르 바유미(30·이집트)와 겨룰 가능성이 크다. 이대훈은 바유미에게 이긴 경험이 있어 크게 버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랭킹 1위인 호엘 곤살레스 보니야(23·스페인)와도 결승전까지 만나지 않는다.

이대훈의 바통은 여자 67㎏급에 출전하는 황경선이 이어받는다.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황경선은 10일 오후 7시 세계랭킹 79위인 루스 그바그비(18·코트디부아르)와 16강전을 치른다.

현재 67㎏급 세계랭킹 3위인 황경선이기에 그리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준결승에서 카린 세르게리(27·캐나다)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황경선은 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세르게리를 누르고 금메달을 획득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못 이룬 한을 풀었다.

결승 상대는 황경선이 '숙적'으로 지목한 사라 스티븐슨(29·영국)이다. 황경선은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경기 막판 얼굴 공격을 내주며 역전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황경선 역시 "올림픽에서 스티븐슨을 누르고 금을 딸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남자 80㎏이상급 차동민과 여자 67㎏이상급 이인종의 경기는 11일에 함께 열린다. 차동민의 경기가 오후 5시15분에, 이인종의 경기는 15분 뒤인 5시30분부터 시작된다. 시드배정을 받은 '세계랭킹 1위' 차동민은 대부분의 강호를 뒤로 미뤄놨다. 특히 베이징올림픽 세계예선 준결승에서 만나 차동민에게 2-4 패배를 안긴 다바 모디보 케이타(31·말리)와는 결승전 전까지 만나지 않는다.

8강 상대로는 베이징올림픽 결승전 상대였던 그리스의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32)와 만날 가능성이 크다. 차동민은 베이징올림픽 당시 니콜라이디스를 5-4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런던올림픽 세계선발전 준결승에서도 5-1로 제압해 크게 두렵지 않다는 평가다.

4강 상대로는 가봉의 안토니 오바메(24)와 만날 확률이 높다. 양발을 모두 사용하는 오바메는 맞폼을 만들어 놓고 뒷발돌려차기 공격이 특기인 선수다. 오바메는 현재 세계랭킹 8위에 랭크돼 있다. 이인종은 세계랭킹 12위 나탈리아 팔라비냐(28·브라질)와의 16강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메달레이스를 시작한다.8강 상대는 2011 경주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안느-캐롤라인 그라페(26·프랑스)와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라페는 세계랭킹 2위에 올라있는 정상급 선수다.

하지만 이인종은 세계랭킹 3위인 멕시코의 에스피노자 마리아 델 로사리아(25)와 세계랭킹 4위인 러시아의 아나스타샤 바리시니코바(22)를 결승전까지 마주치지 않기 때문에 8강을 넘어선다면 결승까지는 무난하게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태권도대표팀 김세혁(57) 전임감독은 "유리한 대진" 이라며 "일단 메달까진 큰 어려움 없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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