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대통령과 함께 간 '우리 땅 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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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언 영상정보부 기자 misaeon@hankyung.com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하루 전인 9일 저녁, 청와대 관계자에게서 사진취재기자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국내외 사진기자들 중 유일하게 동행 취재를 하게 된 것이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전에도 많은 사진기자들이 독도 취재를 다녀왔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의 역사적 방문을 동행해 취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10일 아침 계획대로였다면 헬기로 직접 울릉도를 거쳐 독도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상조건이 좋지 않아 성남 서울공항에서 비행기로 강릉에 도착했다. 이후 헬기로 울릉도를 거쳐 독도에 도착했다.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 미리 가 독도의 이곳 저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기자 생활 20년 동안 한 번도 독도를 취재할 기회를 갖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그런 아쉬움이 모두 날아갔다.
더운 날씨에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됐지만, 내 손으로 역사의 현장들을 담는다는 생각에 서늘함을 느꼈다. 그동안 사진으로만 보았던 독도의 모습도 멋있고 장엄했지만, 독도 땅위에 서서 직접 바라본 현장은 뭐라 형용키 어려웠다. 독도를 감싸고 휘돌고 있는 쪽빛의 바다는 눈이 시렸다. 저런 물빛은 어디서도 본적이 없었다. 이 자리에 서야만 볼 수 있는 것이었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정치적인 계산이 아니냐는 여론도 있지만, 한 나라의 대통령이 자기의 영토에 처음 발을 디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진기자로서 그 현장을 기록하는 것은 무척 감동적인 것이었다.
대통령을 태운 헬기가 요란한 굉음과 바람을 일으키며 독도 동도 헬기장에 착륙하는 순간, 그곳에 대기하고 있던 독도경비대원들의 표정은 비장함이 묻어있었다. 이 대통령은 경비대원들을 일일이 격려한 뒤 독도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그 속살을 느끼고 싶어하는 모습이 진지해 보였다. 독도의 바위틈에 자라고 있는 땅채송화와 풀들을 어루만지며 깊은 애정을 보였다. ‘한국령’이라고 쓰인 바위에 직접 뛰어오르고 뛰어내려 경호원들을 당황케 하기도 했다.
독도를 대통령이 전격 방문하는 일정이 일본 뉴스에 노출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있었지만, 모든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취재를 다녀온 뒤 동료들로부터 많은 축하인사를 받았다. 사실 축하 받을 일이 아니다. 우리 땅을 취재하고 온 것뿐이었다.
김병언 영상정보부 기자 misaeon@hankyung.com
10일 아침 계획대로였다면 헬기로 직접 울릉도를 거쳐 독도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상조건이 좋지 않아 성남 서울공항에서 비행기로 강릉에 도착했다. 이후 헬기로 울릉도를 거쳐 독도에 도착했다.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 미리 가 독도의 이곳 저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기자 생활 20년 동안 한 번도 독도를 취재할 기회를 갖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그런 아쉬움이 모두 날아갔다.
더운 날씨에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됐지만, 내 손으로 역사의 현장들을 담는다는 생각에 서늘함을 느꼈다. 그동안 사진으로만 보았던 독도의 모습도 멋있고 장엄했지만, 독도 땅위에 서서 직접 바라본 현장은 뭐라 형용키 어려웠다. 독도를 감싸고 휘돌고 있는 쪽빛의 바다는 눈이 시렸다. 저런 물빛은 어디서도 본적이 없었다. 이 자리에 서야만 볼 수 있는 것이었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정치적인 계산이 아니냐는 여론도 있지만, 한 나라의 대통령이 자기의 영토에 처음 발을 디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진기자로서 그 현장을 기록하는 것은 무척 감동적인 것이었다.
대통령을 태운 헬기가 요란한 굉음과 바람을 일으키며 독도 동도 헬기장에 착륙하는 순간, 그곳에 대기하고 있던 독도경비대원들의 표정은 비장함이 묻어있었다. 이 대통령은 경비대원들을 일일이 격려한 뒤 독도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그 속살을 느끼고 싶어하는 모습이 진지해 보였다. 독도의 바위틈에 자라고 있는 땅채송화와 풀들을 어루만지며 깊은 애정을 보였다. ‘한국령’이라고 쓰인 바위에 직접 뛰어오르고 뛰어내려 경호원들을 당황케 하기도 했다.
독도를 대통령이 전격 방문하는 일정이 일본 뉴스에 노출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있었지만, 모든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취재를 다녀온 뒤 동료들로부터 많은 축하인사를 받았다. 사실 축하 받을 일이 아니다. 우리 땅을 취재하고 온 것뿐이었다.
김병언 영상정보부 기자 misa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