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신재생에너지는 지열이다. 유럽의 지열에너지 전문 업체와 기술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김영대 대성 회장(사진)은 지난 7일 부산에서 열린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기자와 만나 지열에너지 사업 육성 의지를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땅속에 흘러넘치는 지열은 무궁무진한 자원으로 사업화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셰일가스에 대해 “셰일가스 생산이 본격화하면 천연가스 가격이 30%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열사업 적극 육성

대성은 2010년 국내 히트펌프 전문기업인 피데스를 인수해 지열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성에서 생산하는 히트펌프는 도시가스 대비 최대 65%, 경유 대비 최대 75%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성 히트펌프는 정부의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 지열 부문에서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성 관계자는 “히트펌프의 에너지 효율을 더 높이기 위해 유럽 업체와 기술협력을 추진 중”이라며 “기술협력을 통해 지열뿐만 아니라 폐열, 공기열 히트펌프 부문 점유율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정하게 유지되는 땅속 열을 이용하는 게 지열에너지 사업이다. 땅속 열원이 섭씨 10~15도로 유지되기 때문에 사계절 안정적으로 열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열을 이용한 히트펌프는 일종의 ‘열 교환기’다. 지하 150m 깊이에 U자 모양의 파이프를 설치, 그 속에 물을 흘려 보내고 압축기와 냉매를 이용해 냉난방을 하고 온수를 얻는다. 지열 히트펌프의 가장 큰 장점은 같은 전력을 사용해 일반 전기 난방보다 4배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기 열풍기의 경우 1㎾를 쓰면 860㎉의 열을 얻을 수 있는 데 비해 지열 히트펌프는 3400㎉의 열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초기 설치비용이 비싸 투자 회수기간이 5~7년으로 길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성이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지열에너지를 태양광, 풍력 등 10대 신재생에너지에 포함시켜 육성하고 있다. 전력 수요 급증으로 인한 전력난으로 고효율 에너지원의 필요성이 더욱 요구되는 추세다.

◆“천연가스 공급가 낮춰야”

김 회장은 중소 열병합 발전사업자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가를 낮춰주는 것이 국가적 전력난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천연가스를 원료로 쓰는 열병합발전은 일반 발전사업에 비해 설치 규모가 작고 효율이 높아 정부의 분산 전원 정책에도 맞는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원료로 쓰고 있는 도시가스 요금체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셰일가스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반 발전소는 전기를 생산하고 남은 열을 버리는 데 비해 열병합발전소는 그 열을 지역난방 및 산업체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절감 효율이 높다. 대성은 경기 오산에서 24㎿ 규모의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GS파워 등 100㎿ 이상의 대형 집단에너지사업자는 한국가스공사에서 직공급 배관을 통해 도시가스를 공급받고, 100㎿ 미만의 중소 집단에너지사업자는 일반 민간 도시가스업체를 통해 공급받고 있어 평균 9.6% 가격 차이가 난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