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얼마 전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관련 신문기사에서 제조업의 업황BSI가 71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급락했고 민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ESI도 4포인트 하락한 92에 그쳤다는 내용을 읽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기업의 체감경기가 급격히 악화됐다며 유럽 재정위기로 기업의 심리적 불안과 비관적 전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렇게 기업의 경기에 대한 심리상태를 나타낸다고 하는 BSI라는 지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71이라는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경제심리지수(ESI)와 BSI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요.

A. 정부나 기업 등 경제주체들은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하거나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의 경기상황을 판단하고 예측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하지만 현시점에서의 경기 동향을 파악하고 미래의 경기를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경기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워낙 많고 복잡한 데다 경제주체들의 생각이나 행동도 자주 바뀌기 때문이죠. 그래서 많은 경제주체들은 경기를 다양한 분석 방법을 이용해 종합적으로 판단하려 노력한답니다.

그러면 현재의 경기상황이나 향후 경기흐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생산, 투자, 고용, 수출 등 경제통계지표, 종합경기지표, 경제심리지표, 계량모형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가 얘기할 기업경기실사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는 경제심리지표 중 하나예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란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업의 매출이 늘어나고 채산성도 좋아진다면 경기가 좋다고 느낄 가능성이 크죠. 이렇게 기업가들이 경기를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한 의견을 조사해 경기 동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든 자료를 BSI라고 합니다.

BSI는 기업들이 생각하는 업황 등에 대한 정보를 좋음, 보통, 나쁨 등 3점 척도로 설문조사한 후 그 결과를 0에서 200까지의 값으로 지수화한 것이죠. 만약 업황BSI가 100을 넘으면 업황이 좋다고 느끼는 기업이 나쁘다고 느끼는 기업보다 많은 것을 뜻합니다. 최근에는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악화되면서 업황BSI가 떨어지고 있죠. 이는 곧 기업의 업황이 나쁘다고 느끼는 업체의 비중이 상승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BSI는 정부의 경제 예측 및 정책 수립, 기업들의 경영계획 수립 등에 참고자료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을 비롯해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여러 기관에서 월 또는 분기별로 BSI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에서도 단기적인 경기분석 및 전망에 이용할 목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기업심리지수를 작성하고 있어요.

◆BSI의 특징

BSI는 기업 활동의 수준 및 변화방향을 조사하는 것이지 실제 금액을 조사하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설문에 응답하는 기업들이 부담없이 응답할 수 있고 그 결과를 빠르게 집계할 수 있답니다. 예를 들어 7월 현재 기업들이 경기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7월 말이면 집계해 발표하죠. 경기상황을 판단하는 데 여러 가지 통계지표가 있지만 BSI는 이렇게 경기변동을 신속하게 포착할 수 있습니다. 또 전체 업황전망 등 다른 통계조사 방법으로 입수할 수 없는 정보도 조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BSI는 심리지표이기 때문에 실물지표의 변동과 방향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계수통계가 포착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정보나 조사기간 중 경제주체들의 심리변화가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죠.

◆매출BSI와 업황BSI 변동폭 다를 수도

BSI는 업황뿐만 아니라 여러 항목들을 조사합니다. 예를 들면 제조업 같은 경우는 업황, 매출, 채산성, 원재료 구입가격, 제품 판매가격 등 15개 항목의 BSI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죠. 비제조업은 5개 항목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항목 간 움직이는 방향과 폭이 같아야 한다고 보기는 힘들어요. 가령 매출은 전년보다 좀 상승했어도 그 기업이 처한 전체 업황은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됨에 따라 어렵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업황은 매출뿐 아니라 채산성, 자금사정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 가지 요인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려워요.

◆경제심리지수(ESI)와 BSI 차이는

한국은행에서 지난 6월부터 발표하는 경제심리지수(ESI:Economic Sentiment Index)는 BSI와 CSI(소비자동향지수) 중 일부 지수를 합성해 만드는 종합심리지수입니다. ESI는 장기평균이 100이 되도록 작성하기 때문에 ESI가 100을 넘으면 민간의 경제심리가 과거 장기평균보다 좋다고 판단할 수 있죠. 한편 BSI의 경우 업황BSI가 100이라면 업황이 좋다고 느끼는 기업과 나쁘다고 느끼는 기업의 수가 같은 것을 의미합니다. 업황BSI는 기업가들이 주관적으로 경기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 값이 결정되므로 부정적으로 응답되는 경향이 있어 장기평균이 100 미만이에요. 따라서 자료 이용 시 장기 평균값 등을 활용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최은지 <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조사역 >

■ 독자퀴즈

다음 중 기업들이 생각하는 업황 등을 설문조사해 그 결과를 지수화한 것으로 경제주체들의 경기예측에 유용한 지수는 무엇일까요?

(1) 종합경기지표 (2) 기업경기실사지수(BSI) (3) 경제심리지수(ESI)

(4) 소비자동향지수(CSI) (5) 국내총생산(GDP)

▶퀴즈 응모요령 : ‘한경닷컴 재테크’(http://www.hankyung.com/ftplus) 코너에서 매주 토요일까지 정답을 맞힌 응모자 중 추첨을 통해 10분께 CGV 영화상품권을 2장씩 드립니다. 당첨자는 매주 월요일 한경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합니다.

제공 :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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