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복서’ 한순철(27·서울시청·사진)이 아쉽게 금메달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16년 만에 한국 복싱에 값진 은메달을 선물했다.

한순철은 12일(한국시간) 런던의 엑셀런던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복싱 라이트급(60㎏ 이하)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의 바실 로마첸코에게 9-19로 판정패했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페더급 금메달리스트인 로마첸코는 한순철에게 역대 전적 2전2승으로 앞서 있는 최강자. 한순철은 1라운드부터 좌우로 돌면서 잽과 스트레이트를 날리는 아웃복싱으로 맞섰지만 로마첸코는 계속 밀고들어오면서 짧은 주먹을 연속적으로 퍼부었다.

한순철은 1라운드에서 연타를 허용하며 스코어 2-7로 뒤졌다. 2라운드 들어 한순철은 보다 적극적으로 선제 공격을 펼쳤지만 2라운드 역시 3-4로 졌다. 한순철은 마지막 라운드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로마첸코는 3라운드 중반 이후 아예 뒤로 빠지면서 쌓아 놓은 점수를 지키는 데 주력했다. 결국 판정 결과 로마첸코의 손이 올라갔다. 한순철은 최선을 다했지만 은메달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