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3일 동아시아 지역 영토 분쟁과 관련, “당사국들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개발협력연대 출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동남아의 남중국해 영토 분쟁과 한국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독도)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유엔 사무총장은 영토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발표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며 말을 아꼈다.

반 총장은 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지역 정세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지만 불행히도 최근 남북관계가 원만치 않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이 문제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갖고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남북한이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고 교류와 협력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동들의 보건 문제, 수해 피해 등 북한의 인도적 상황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유엔기구에서 필요한 인도적 지원을 해오고 있고 앞으로도 이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외 무상원조 분야의 정부와 민간 첫 협력체제인 개발협력연대는 이날 출범식을 갖고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정부 주도로 무상원조 분야의 민·관 협력조직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개발협력 활동 정보를 공유하고 다양한 주체를 개발협력의 장으로 결집할 방침이다. 외교통상부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국제개발협력학회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유엔아카데믹임팩트 한국협의회 등 8개 기관이 창립멤버로 참가했다. 삼성사회봉사단 삼성꿈장학단 아시아나항공 포스코 현대자동차 LG 등 기업을 비롯해 전국의 대학 시민단체 80여곳도 동참했다.

반 총장은 축사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민간단체나 기업의 도움 없이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민간이 솔선해서 참여해 달라. 개발협력은 한국에 새로운 시장과 원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