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독도 방문에 대해 일본이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13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낮 강창희 국회의장과 박병석·이병석 국회부의장 등 국회의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에서 “독도 방문을 3년 전부터 준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이 일본의 국제사회 영향력을 직접 평가한 것은 외교적으로 상당히 강경한 태도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해석했다.

이 대통령은 “작년에도 독도 휘호를 갖고 가려 했는데 날씨 때문에 못 갔고, 이번에도 토요일과 일요일 1박2일로 가려고 했는데 날씨 때문에 하루(금요일)만 갔다 왔다”며 “일본의 반응은 예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독도는 우리 땅인데 굳이 갈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었다”며 “하지만 작년 12월 교토에서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소녀상(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종군위안부 추모 동상)을 철거하라고 해서 한 시간 이상 설득했다”며 “일본 같은 대국이 맘만 먹으면 풀 수 있는데 국내 정치 때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서 행동으로 보여줄 필요를 느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소속 이병석 부의장은 “독도 방문은 참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고흥길 특임장관은 국민의 84.7%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대일 외교정책 기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대일 외교정책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