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제의 ‘실세’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13일 전격적인 중국 방문길에 오르면서 북·중 간 경제협력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장성택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후견인으로 김정은 체제의 경제정책 전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장성택의 방중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함으로써 그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했다. 장성택은 김영일 당 국제부 부장과 김성남 국제부 부부장, 이광근 합영투자위원장 등의 수행단과 함께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했다. 총 50여명에 이르는 이번 대표단은 북한의 외교·경제 분야 대표급 인사들로 구성돼 장성택의 방중에 무게감을 더했다.

이번 방중에서 장성택에게 주어진 첫번째 과제는 김정은 체제의 안착을 위해 북·중 경협의 불씨를 되살리는 일이다. 북한은 지난해 5월 중국과 황금평·나선시 개발 합작 협정을 맺었다. 황금평은 신의주 아래 압록강 하구 중국과의 접경지역에 위치한 모래섬으로, 북한은 황금평을 정보·관광문화·상업센터 등 첨단산업단지로 개발하겠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해왔다. 같은해 6월 장성택이 직접 착공식에 참석, 개발의지를 보였지만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중국의 지방정부와 기업들이 사업성 등을 이유로 투자에 나서길 꺼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장성택이 14일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으로부터 황금평 개발에 대한 확답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중국 개방시스템에 대한 시찰 여부도 주목된다. 북한 대표단은 15~16일 중국 남부와 동북3성을 시찰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경제 현장을 돌아본다는 점에서 빠르면 이달부터 시작할 새로운 경제체제에 중국식 개방 모델이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의 방중에 대한 사전정지작업의 성격도 읽힌다. 정부당국자는 “이번 방중에서 장성택이 후진타오 주석 등 고위층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