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으면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가서 진심으로 사과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14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충청북도 청원에 있는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학교폭력 책임교사 워크숍’ 현장에 들러 이같이 말한 뒤 “한 몇 달 단어를 뭘 쓸까 고민하다 ‘통석의 념’ 뭐 이런 단어 하나 찾아서 올 거면 올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일왕을 겨냥해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이 같은 발언은 ‘독도 방문에 대해 얘기해 달라’는 한 교사의 요청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독도 방문은) 내가 2, 3년 전부터 생각한 것”이라며 “일본이 가해자와 피해자 입장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깨우치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모든 나라를 국빈 방문했지만 일본 국빈 방문은 안 하고 있다”며 “(일본) 국회 가서 연설할 때 내가 마음대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게 하면 국빈 방문하겠다고 해놓았다”고 했다.

일왕의 방한은 이 대통령이 2009년 9월 연합뉴스, 일본 교도통신 등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일왕이 한국을 방문한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다. 방한이 내년 중에라도 이뤄질 수 있으면 양국 간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해 한·일 강제병합 100년인 2010년을 전후해 논의됐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