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14일 회의를 열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를 9%에서 4%로 낮추고, 금융회사 대주주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엄격히 하는 내용의 금산분리(산업자본의 금융회사 소유 규제) 강화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인 금산분리의 제2금융권 확대 적용은 반대 의견이 많아 더 논의하기로 했다.

모임 대표인 남경필 의원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 축소와 금융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에는 상당히 의견 접근을 이뤘다”며 “하지만 금산분리를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선 이견이 있어 추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천모임에서 추진 중인 금산분리의 제2금융권 확대 적용의 핵심은 △대기업 집단이 계열사로 둔 보험, 증권, 카드사의 계열 분리 △보험사의 일반 계열사 보유 지분에 대한 의결권 전면 금지 △비은행 금융 지주회사의 일반 자회사 소유 금지 등이다. 이 같은 내용이 입법화되면 예컨대 삼성그룹은 11개 보험·증권·카드 등 비은행 자회사를 떼어내야 한다. 또 삼성생명과 화재가 삼성전자에 대해 보유한 지분(17.59%)의 의결권이 전면 제한된다.

모임은 애초 금산분리 강화를 ‘경제민주화 4호 법안’으로 추진했지만 이날 논의에서 이견이 나옴에 따라 상대적으로 이견이 적은 대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를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을 먼저 발의할 계획이다.

모임은 앞서 재벌 총수에 대한 집행유예 금지, 일감 몰아주기 금지, 신규 순환출자 금지 및 기존 출자분에 대한 의결권 제한 등을 1~3호 법안으로 확정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