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우면동 R&D센터 착공] SW·디자인 'S급 인재' 1만명 집결…'이건희 프로젝트'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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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파워 키우고 명품 디자인 역량 갖춰라"
서울에 연구시설 숙원 풀어…인재 유치 '숨통'
서울에 연구시설 숙원 풀어…인재 유치 '숨통'
“우면동 연구·개발(R&D)센터를 미래 삼성의 성장 기지로 키워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해 그룹 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 사장단에 내린 지시다. 그만큼 삼성전자는 서울에 짓는 첫 연구시설인 우면동 R&D센터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땅값과 건축비로 1조2000억원을 쏟아붓는 이유다. 서울지역에 연구시설을 지을 경우 원하는 핵심 인재들을 마음껏 뽑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 핵심 연구시설을 경쟁력 확보가 가장 시급한 디자인, 소프트웨어 개발 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다.
◆“S급 인재 유치, 숨통 틔웠다”
서울에 연구시설을 확보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숙원과제였다. 연구원들이 교육, 교통, 문화시설 등에서 살기 편한 서울을 선호해서다. 그러나 번번이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논리에 밀려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대기업인 삼성까지 대규모 연구시설을 서울에 지으면 되겠냐”는 게 정부 입장이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수원, 용인 기흥, 화성 등에 대규모 연구단지를 갖고 있으면서도 서울엔 연구시설을 확보하지 못했다.
경쟁사인 LG전자가 2009년 서울 양재동에 서초R&D캠퍼스를 건설하자 삼성전자는 본격적으로 부지 확보를 추진했다. 우면동 부지는 어렵사리 마련했다. SH공사가 내놓은 부지를 경쟁입찰에서 2018억원에 단독 응찰해 따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급 등 해외 핵심인재 등을 스카우트할 때 근무지가 서울이냐, 지방이냐는 큰 차이가 난다”며 “향후 인재 확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강남사옥이 있는 강남역부터 LG전자의 R&D센터가 있는 양재IC까지는 테헤란밸리가 확장되면서 고급두뇌의 집합처로 손꼽힌다. 신분당선이 개통돼 판교신도시까지도 10분 정도면 이어지기 때문에 기업들이 우수인재를 유치하는 데 더없이 좋은 환경이 되고 있다.
◆왜 디자인·소프트웨어인가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소송에서 가장 큰 쟁점은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부문이다. 애플은 삼성이 스마트폰의 디자인과 잠금해제 등 OS(운영체제)를 베꼈다고 주장하며 25억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이 우면 R&D센터를 디자인, 소프트웨어 연구 거점으로 만들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애플과의 특허전쟁 등 정보기술(IT)업계의 무한경쟁에서 약점으로 지목되는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키우지 않고선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스마트 열풍’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넘어 가전 등 IT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무한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하드웨어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 차별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삼성전자 사장단에 “소프트웨어, 디자인, 서비스 등 소프트기술의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필요한 기술은 악착같이 배워서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8월엔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합병(M&A)을 전격 발표하자 “IT 파워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소프트웨어 기술을 강조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직군(S직군)을 신설하고, 채용 인원을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다. 현재 R&D 인력 6만명 중 3만1000명이 S직군이다. 지난 1년간 6000여명을 증원했다. 소프트웨어센터를 신설하고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제2미디어솔루션센터(MSC)를 설립했다.
디자인경영은 이 회장이 강조해온 핵심가치 중 하나다. 1996년 “디자인과 같은 소프트 경쟁력이 기업 최후의 승부처”라며 디자인 혁신을 주창한 이 회장은 2005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디자인전략회의를 열고 “전 계열사의 디자인 역량을 세계적인 명품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에 역량을 집중해 스마트폰 태블릿PC 같은 모바일기기는 물론 스마트가전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해 그룹 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 사장단에 내린 지시다. 그만큼 삼성전자는 서울에 짓는 첫 연구시설인 우면동 R&D센터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땅값과 건축비로 1조2000억원을 쏟아붓는 이유다. 서울지역에 연구시설을 지을 경우 원하는 핵심 인재들을 마음껏 뽑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 핵심 연구시설을 경쟁력 확보가 가장 시급한 디자인, 소프트웨어 개발 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다.
◆“S급 인재 유치, 숨통 틔웠다”
서울에 연구시설을 확보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숙원과제였다. 연구원들이 교육, 교통, 문화시설 등에서 살기 편한 서울을 선호해서다. 그러나 번번이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논리에 밀려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대기업인 삼성까지 대규모 연구시설을 서울에 지으면 되겠냐”는 게 정부 입장이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수원, 용인 기흥, 화성 등에 대규모 연구단지를 갖고 있으면서도 서울엔 연구시설을 확보하지 못했다.
경쟁사인 LG전자가 2009년 서울 양재동에 서초R&D캠퍼스를 건설하자 삼성전자는 본격적으로 부지 확보를 추진했다. 우면동 부지는 어렵사리 마련했다. SH공사가 내놓은 부지를 경쟁입찰에서 2018억원에 단독 응찰해 따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급 등 해외 핵심인재 등을 스카우트할 때 근무지가 서울이냐, 지방이냐는 큰 차이가 난다”며 “향후 인재 확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강남사옥이 있는 강남역부터 LG전자의 R&D센터가 있는 양재IC까지는 테헤란밸리가 확장되면서 고급두뇌의 집합처로 손꼽힌다. 신분당선이 개통돼 판교신도시까지도 10분 정도면 이어지기 때문에 기업들이 우수인재를 유치하는 데 더없이 좋은 환경이 되고 있다.
◆왜 디자인·소프트웨어인가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소송에서 가장 큰 쟁점은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부문이다. 애플은 삼성이 스마트폰의 디자인과 잠금해제 등 OS(운영체제)를 베꼈다고 주장하며 25억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이 우면 R&D센터를 디자인, 소프트웨어 연구 거점으로 만들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애플과의 특허전쟁 등 정보기술(IT)업계의 무한경쟁에서 약점으로 지목되는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키우지 않고선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스마트 열풍’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넘어 가전 등 IT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무한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하드웨어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 차별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삼성전자 사장단에 “소프트웨어, 디자인, 서비스 등 소프트기술의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필요한 기술은 악착같이 배워서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8월엔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합병(M&A)을 전격 발표하자 “IT 파워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소프트웨어 기술을 강조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직군(S직군)을 신설하고, 채용 인원을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다. 현재 R&D 인력 6만명 중 3만1000명이 S직군이다. 지난 1년간 6000여명을 증원했다. 소프트웨어센터를 신설하고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제2미디어솔루션센터(MSC)를 설립했다.
디자인경영은 이 회장이 강조해온 핵심가치 중 하나다. 1996년 “디자인과 같은 소프트 경쟁력이 기업 최후의 승부처”라며 디자인 혁신을 주창한 이 회장은 2005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디자인전략회의를 열고 “전 계열사의 디자인 역량을 세계적인 명품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에 역량을 집중해 스마트폰 태블릿PC 같은 모바일기기는 물론 스마트가전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